LH가 숨긴 5개 ‘순살’ 단지도 전관 차지

기사승인 2023-08-17 1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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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숨긴 5개 ‘순살’ 단지도 전관 차지
LH

뒤늦게 철근 누락이 확인된 5개 무량판 아파트 단지 설계·감리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관 업체였다. 

17일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LH가 공개한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5개 단지도 전관 업체가 설계·감리에 관여하고 있다.

5개 단지는 준공이 끝난 화성남양뉴타운 B-10블록과 평택소사벌 A7, 파주운정3 A37과 현재 공사 중인 고양장항A4, 익산평화(정비사업)다.

5개 단지에 참여한 21개사 중 15개사가 LH 출신이 몸담은 업체였다.

파주운정3 설계를 맡은 A사는 LH 출신이 2014년에 세운 회사로 대표이사도 LH 출신이다. A사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20개 단지 중 2개 단지를 설계했고, 3개 단지 감리를 맡았다.

전관 업체들은 철근 누락 단지 용역을 최대 5건까지 중복 했다. 인천 검단, 광주 화정 아파트 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들은 철근 누락 아파트 설계·감리에 또다시 등장했다.

A사와 설계를 공동으로 한 B사도 2020년 LH 출신이 대표를 맡고 있다. 파주운정3 감리는 LH가 직접 했다.

평택소사벌 감리를 맡은 C사 역시 대표가 LH 출신이다.

C사는 인천 검단 아파트와 광주 화정 아이파크 감리에도 참여했다. 철근 누락 3개 단지 감리도 맡았다. C사가 최근 5년간 수주한 LH 감리 용역은 23건, 428억원 규모다. 

화성남양뉴타운 감리를 공동으로 맡은 3개사 중 D사는 LH 출신이 창업해 대표로 있는 회사다. LH 퇴직자 외에도 국방부, 서울시,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출신이 대거 재직해왔다.

D사와 함께 감리를 담당한 E사도 LH 퇴직자가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E사는 철근 누락 2개 단지 설계와 1개 단지 감리를 맡았다. 화성남양뉴타운을 설계한 F사는 LH 설계 공모에 다수 당선되며 지난해 건축 설계 매출 5위에 오른 회사다. LH 출신이 임원으로 일했었다.

고양장항은 G사가 설계를 맡았다. G사는 C사와 함께 지하주차장이 붕괴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감리를 맡은 업체다. C사가 감리 용역을 여러 건 따냈듯 G사 역시 검단을 포함해 철근 누락 단지만 4곳을 감리했다.

고양장항 감리를 맡은 H사 역시 전관 업체다. 이 회사는 철근 누락 1개 단지 설계와 2개 단지 감리를 맡았다.

익산평화 설계·감리를 맡은 7개사 중엔 5개사가 전관 업체로 분류된다. 이들 업체는 사업 컨소시엄을 꾸릴 때 계약을 덜한 업체를 주관사로 세워 수주 제한 규제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의원은 “이번 기회에 LH 부패 행위를 발본색원해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