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진·해외 상주…혼돈의 클린스만호

대표팀 성적 부진, 클린스만 감독의 해외 상주, 소통 차단 등 논란 지속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 계속해서 커져

기사승인 2023-08-31 17: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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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해외 상주…혼돈의 클린스만호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임형택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취임 당시 약속했던 국내 상주도 어기고 있는 가운데, 소통의 기회도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첫 선을 보인 클린스만호는 아직까지 2무 2패로 승리가 없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데뷔전이었던 콜롬비아전에서 2대 2로 비기고, 우루과이전에서는 1대 2로 졌다. 이후 6월에 열린 페루와 평가전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에는 엘살바도르전에서도 1대 1로 승리를 얻지 못했다.

성적 부진으로 인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갖가지 구설수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국내 미상주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일 미국으로 향했다. 지난 6월초 A매치가 뒤 약 한 달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지난달 24일 입국하자마자 금새 자리를 비웠다. 이번 출국은 클린스만 감독이 생일을 포함, 이전에 잡혀 있던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9월 영국에서 열리는 평가전을 위해서 한국을 거치지 않고 영국으로 바로 이동해서 대표팀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후 한국보다 해외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더욱 길었다. 

지난 3월 한국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고 4월에 해외로 떠나 유럽파를 점검했고, 국내로 돌아와 잠깐 시간을 보낸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 추첨 행사에 참가한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6월 A매치 기간에도 한국으로 돌아와 2연전을 치른 뒤 하계 휴가로 미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대략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취임 후 약 5개월 동안 한국에서 시간을 보낸 것은 약 60일 남짓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한국에서 대부분을 거주하겠다”고 했지만, 점점 그의 말은 거짓이 되는 모양새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이 단순히 해외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파를 점검하고, 안드레아스 괴프케 수석코치 등 해외에서 상주하는 코치들과 직접 만나 대표팀에 논의하기도 한다.

다만 K리그 선수 발굴에는 소홀하다는 게 국내 축구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이후 해외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주로 마이클 김 코치나 차두리 어드바이저가 주로 K리그 현장을 찾았다.

아무리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게 해외파라지만, 국내파 선수들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월에 소집한 안현범(전북 현대)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선발 기자회견에서 안현범을 두고 “직접 본 적이 없는 선수”라고 평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발언에 모두가 당황한 기색을 표했다.

선수 기용도 완벽히 실패한 모습이었다. 안현범은 국가대표팀에서 본연의 포지션인 윙백이 아닌 수비적인 역할로 인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성적 부진·해외 상주…혼돈의 클린스만호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임형택 기자

게다가 클린스만 감독은 소통 창구도 점점 줄여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8일 발표한 9월 소집 명단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외국에서 지내고 있어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듯 했지만, 일방적으로 이번 발표는 대한축구협회(KFA)의 보도자료로만 끝냈다.

지난 6월 A매치 2연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소통의 기회를 늘려가고 싶다고 했던 그였지만, 최근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완전히 딴판이다.

국내 채널과는 소통할 기회를 줄여나가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ESPN, 미러 등 해외 매체들과는 인터뷰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심지어 인터뷰 내용이 해리 케인, 토트넘, 바이에른 뮌헨 등 한국 축구대표팀과는 연관이 없는 내용이 대다수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1일(한국시간) 프랑스 모나코에서 열리는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에을 참관하러 나선다.

계속되는 클린스만 감독의 외부 활동에 많은 팬들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닌 ‘축구 인플루언서’라면서 그의 행보를 꼬집고 있다.

클린스만호가 계속되는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바로 시원한 승리다. 결국 지금의 행보도 결국 승리가 따른다면 납득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축구 대표팀은 다음달 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격돌하고, 13일 오전 1시30분에는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