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이념시대’의 종식 인정해야 [쿠키칼럼]

기사승인 2023-09-07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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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종대에서 경영학 학사, 상담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고 사회복지·심리상담 사업을 했다. 2017년부터 강연과 유튜브 출연 등으로 보수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청년단체인 신전대협, 터닝포인트활동 중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모욕죄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 청년특보로 활동했으며,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상식코르셋'이 있다.

‘몰이념시대’의 종식 인정해야 [쿠키칼럼]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대변인.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를 두고 이념논쟁이 뜨겁다. 그런 와중에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예비역 준장이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편향성을 의심받는 언론사에 의해 지속적으로 기사화되는 그의 최근 작성글 제목은 ‘윤석열의 이념? 이념이 밥 먹여주나’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철지난 이념을 다시 꺼내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 지금 이념이 무엇이 중요한가? 냉전이 끝난 지 30년이 지났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미국과 중러의 대결은 이념의 대결이 아니라 이익의 대결일 뿐이다”라는 그의 글을 통해, 이런 생각들이 망쳐놓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가 보였다.

그의 주장대로 1990년대 초반 소련의 해체 이후 약 30년간은 탈냉전의 시대였다. 이념이 극한의 대결로 치달았던 냉전의 종식은 아이러니하게도 ‘몰이념’을 낳았고, 공산당 일당 독재가 유지되는 중국이 전 세계와 교역하며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대한민국도 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 정책을 통해 공산권과 교류를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그 시기 자유 서방 세력과 지금까지도 북한과 치열하게 대립하는 대한민국이, 이익 때문에 공산국가와 교류를 시작한 것일까? 인간의 본능을 억제하는 잘못된 이념이, 세계 시장 질서에 편입되면 보편적 질서에 순응할 것이라 기대한 것으로 봄이 마땅하지 않을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강력한 군사력과 달러 패권을 쥔 미국에 의해 세계 평화가 이끌어져 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변경하고자 한 것이 3선 연임으로 21세기 황제에 등극한 시진핑의 중국이다. 물론 로마나 몽골 제국이 망했듯 역사에 절대 강자는 없다. 하지만 미국의 ‘자유항행’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의 ‘해양굴기’는, 대한민국의 이익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대만과 동남아·일본의 해양을 포함하는 ‘구단선’이나 ‘제1·2도련선’을 제멋대로 그어대며 내 땅이라 주장하는 행위는, 최종 목표인 미국에 앞서 아시아 전역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철 지난 이념’, ‘철 지난 색깔론’ 운운하는 자들이 외면하는 신냉전은,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영역에서 100%는 없겠지만 사드 보복과 같이 주변 국가에 으름장이나 놓는 중국이 태평양 패권이라도 장악한다면, 대한민국이 또다시 100년 전 소중화(小中華)나 읊조리던 아시아의 약자로 전락할 것임은 자명하다. 우리가 ‘자유’의 이념으로 연대하는 세계의 정상 국가를 설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념은 필요 없는 이익 우선의 시대”임을 주장하는 노장(老將)이, 현실에서라도 ‘돈만 되면 불의와도 손잡는’ 안타까운 선택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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