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가보니…

- 명절 앞두고 사과 가격 고가 지속
- 예년 비해 과일은 고가, 채소류는 비슷해

기사승인 2023-09-16 06: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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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가보니…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하루는 저녁 무렵 시작한다. 도시의 바쁜 하루가 저물고 어두움이 내리면 가락시장은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채소류 경매를 시작으로 수산물, 과일 경매까지 가락시장은 불야성을 이룬다. 대부분의 경매가 마칠무렵인 아침 8시부터 배와 사과 경매가 시작된다. 15일 아침 9시경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중앙청과에서 사과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 긴 장마와 폭염, 탄저병으로 과일 출하량 크게 줄어
- 중도매인 눈치 싸움 치열
- 추석 농수축산물 수급 안정에 최선

 “구매해야 물량은 많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 70% 가량 밖에 구입을 못했네요”
15일 아침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과 경매가 끝난 후 한 중도매인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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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청과 이영신(65) 부사장은 “올해 7월 내내 비가오고 8월에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과일이 병충해에 시달려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면서 “오늘 홍로 10KG 한 상자 특판 가격이 14만원까지 올라가는 등 예년에 비해 사과 가격이 많이 오른 것 사실이라며 추석 직전까지 이 가격대가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을 2주 앞두고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초저녁 채소류 경매를 시작으로 배추, 일반과일 수산물에 이어 아침 배와 사과 경매까지 열기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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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사가 경매진행 도중 "왜 과일이 이렇게 좋은데 빨리 구매를 안하느냐, 그러니까 돈을 못 본다"고 너스레를 떨자 한 중도매인이 환하게 웃고 있다.

어슴푸레 도시의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은 대낮처럼 불이 켜지고 사람과 다양한 동력장치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활기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신선한 농수산물이 경매를 위해 차에서 내려져 넓은 경매장 바닥에 쌓여간다. 하역을 맡은 근로자들은 생산자와 제품의 등급이 표기 되어있는 박스들을 구분해 보기 좋게 정리를 한다. 청과의 배치가 완료되고 경매가 시작되자 가지런히 쌓인 과일상자를 비롯 농산물 사이로 일반인들은 알아듣기 힘든 경매사들의 빠르고 낮은 목소리가 쉼 없이 들려오다. 중도매인들은 경매 시작 전 혹은 경매가 진행되는 도중 자신이 구매하려는 상품들을 매의 눈으로 꼼꼼히 살피며 마음 속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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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도매업을 40년 넘게 해왔다는 김효섭(66) 중도매인은 “올해는 실제로 작황이 별로 안 좋아 과일 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언론에서 과하게 보도한 경향이 있다. 실제로 사과 외에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면서 “과일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다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구매를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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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경매에 참여한 중도매인들이 상품을 꼼꼼하게 살피며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경매의 성공여부는 물건 상태 파악에서 시작된다. 경매를 배우고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누구보다 먼저 경매장에 나온다”면서 깻잎 경매 현장에서 만난 김민택(32· 위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씨는 “늘 경매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선배들의 눈치도 살핀다. 구매하려는 농산물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정확히 판단해 남들보다 빠르게 단말기를 눌러야 낙찰에 성공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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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도매인이 당일 구매할 물량을 체크하면서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1985년6월19일. 국내 최초 최대의 공영도매시장으로 개장한 가락시장은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적정가격 유지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며, 연간 수도권 시민의 먹거리 약 50%를 책임지고 있는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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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도 예년에 비해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평균 31만8045원으로 전통시장을 이용했을 경우 27만1932원, 대형마트는 36만2352원이었으나 올해는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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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 추석 명절 가계부담을 줄이고자 14개 성수품 14만9000톤을 공급하고, 농축산물에 대해 할인 지원을 확대·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과와 배는 계약재배 물량 공급을 전년보다 7.1% 많은 1만5000톤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배추, 무, 한우, 돼지고기 등과 명태, 고등어, 오징어, 전복 등을 비롯해 추석 성수품인 고사리, 도라지 등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 지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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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성수품 수급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해 가격 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추석 농수축산물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추석 성수품 가격을 전년대비 5% 이상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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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어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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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도매인이 자신이 경매 받은 양파다발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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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당도를 체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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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땀과 정성으로 키워낸 농산물들이 경매를 통해 중매인이 결정되면 경매장은 다시 한 번 분주해 진다. 경매장에 가득 쌓여있던 농산물은 전기차와 지게차에 실려 중도매상에게로 운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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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은 서울시 소요량의 49%,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이 취급하는 총 거래양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 농수산물 유통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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