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검단 보상 책임공방…접점 못찾는 LH·GS [2023 국감]

기사승인 2023-10-12 06: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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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검단 보상 책임공방…접점 못찾는 LH·GS [2023 국감]
10일 국토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한준 LH사장(왼쪽)과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인천검단 신도시 공공주택 피해보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보상협의가 4개월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GS건설이 책임소재로 갈팡질팡하는 사이, 입주예정자들의 경제적 부담만 늘고 있다.

인천검단 전면 재시공에 따른 입주자 보상협의는 지난 7월 이후로 사실상 중단됐다. 주거지원비·중도금 대위변제 등의 추가보상 문제가 남았는데, 입주예정자들은 앞서 GS건설이 제안한 ‘주거지원비 6000만원+중도금 대위변제 불가’안을 거부하고 있다.

GS건설은 이 문제를 두고 LH 측으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관계자는 “당초 계약 주체가 LH와 입주예정자”라며 “우리가 보상안을 입주예정자에게 직접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보상안을 먼저 제시한 상태였고, LH가 입주자 협의를 거친 다음 우리 쪽에 공문을 주는 식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입주예정자에게 (보상안이)먼저 공개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GS건설은 △6000만원 무이자 대출 △3000만원 무이자 대출+7500만원 유이자(주택도시기금 금리 적용) 대출 중 하나를 고르는 보상안을 제시했다. ‘6000만원 무이자 대출’은 인천 서구 전세를 시세를 감안했고, 지체보상금 이외에 6000만원을 더해 지원한다는 게 GS건설이 제시한 안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검단 사고 이후 태스크포스를 꾸려 보상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보상안이 부족하다면 추가로 안을 더 낼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전면 재시공 철회 의혹에 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말뚝과 옹벽을 함께 드러내면 지반이 약해질 수 있으니 이를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LH 측은 상의 없이 전면 재시공을 자진 결정한 GS건설 측에 책임소재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LH 측은 “사고 이후 GS건설은 LH와 협의 없이 전면재시공과 함께 입주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공언했고, CMR방식에 따른 설계책임 뿐만 아니라 이번 안전진단 결과로 지하주차장과 주거동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시공부실이 확인됐다”라며 “GS건설에서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입주민들이 요구하는 보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단사고 이후 현재까지 ‘LH-GS’간 입주예정자지원협의회와 ‘LH-입예회’간 대책협의회를 하고 있다”라며 “주거지원 외 입주예정자 법적, 행정적 지원 요구사항에 대해서 공공주택 공급주체로서 정부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LH에 따르면 보상안 수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GS건설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했다. 

인천검단 보상 책임공방…접점 못찾는 LH·GS [2023 국감]
국토부 국정감사장에서 이한준 LH사장(가운데)이 졸고 있다. 사진=제보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


LH와 GS건설의 책임공방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예정자가 입는다. 중도금과 전세자금 대출이자로 많게는 매월 200만원을 지출하는 세대도 있다. 입주지연 피해자 중엔 70~90대 고연령층도 많다.

김순영 입주자예정협의회 부회장은 “민간기업 수장이고 공공기관장으로서 입주민에게 손해를 입힌 걸 생각한다면 (국감장에서의 태도는) 뻔뻔하다. 이한준 사장은 국감장에서 졸고 있었다. 그래서 입주민들이 더 화가 났다”고 지적했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에 관해서도 “‘주거동 안전 등급 D등급 책임은 피해자 보상과 무관하다’고 답하는 걸 보고 부실시공에 대해 사과했던 그 분이 맞다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웠다”고 꼬집었다.

이한준 LH사장과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10일 오후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인사는 입주예정자 보상에 대해 협의로 결정하겠다는 일관된 답변을 했다.

김 부회장은 “6000만원 무이자를 시중은행 금리 5%로 가정해도 이자만 1년에 300만원이다. 한 달에 30만원도 안 된다”라며 “저희가 매달 내는 돈이 200만원인데, 25만원 보조한다는 건데,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따졌다.

이어 “광주 화정 선례가 있으니 최소한 그 정도는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앞으로 5년 간 실비가 나가는 게 억울하고 힘든 거라 최소화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우리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