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음주’ 4050대 男·2030대 女… “음주조장 환경 개선해야”

질병청,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음주 심층보고서 발간
담배·술 사용자, 10년간 감소 추세 
김광기 교수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 높아진 영향”

기사승인 2023-10-30 12: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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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음주’ 4050대 男·2030대 女… “음주조장 환경 개선해야”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10년간 주류를 이용하는 남자는 감소하고, 여자는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별로 40·50대 남자, 20·30대에서 높은 음주율을 보였다.

질병관리청은 이같은 내용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음주 심층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음주행태는 최근 10년 간 큰 변화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남자는 감소하고, 여자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간음주자 중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을 주 2회 마신 고위험음주율도 성별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남성은 2012년 25.1%에서 2021년 23.6%로 줄었다. 반면 여자는 같은 기간 7.9%에서 8.9%로 늘어났다.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을 월 1회 이상 마신 월간폭음률의 경우 남자는 유의하게 감소했다. 2012년 61.7%에서 2021년 56%로 줄었다. 여자는 31%에서 31.1%로 큰 변화는 없었다. 

남자 5잔, 여자 3잔 이상을 주 4회 이상 마신 지속적 위험음주율도 남자는 10% 여자는 3% 내외였다. 남자는 50·60대에서, 여자는 30대에서 가장 높았다. 

또한 담배와 주류 둘 다 즐기는 사용자는 최근 10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다. 남자의 경우 2012년 36.2%에서 2021년 28.1%로 줄었다. 매일 흡연하며 고위험 음주를 하는 고위험 사용자의 경우 최근 10년간 큰 변화 없이 10명 중 1명(10.6%)로 나타났다.

소량의 음주로 금세 얼굴이 빨개지는 ‘알코올 홍조증’을 경험한 사람은 10명중 4명으로, 2021년 기준 남자는 38.9%, 여자는 36.4%였다. 그 중 고위험음주를 하는 경우는 남자 14%, 여자 4.3%로 남자가 여자보다 3배 정도 더 높았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천식 치료약을 1개 이상 복용하는 만 30세 이상의 고위험음주율도 남자 24.8%, 여자 5.4%로 나타났다.

이번 심층분석 연구를 수행한 김광기 인제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는 음주에 관대한 문화적 특성이 있으며, 특히 20~30대 여자 음주율이 높은 것은 도수가 낮은 술이나 과실주 등의 주류상품이 개발돼 접근성이 높아지고,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도 높아진 영향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류 소비 및 음주폐해를 낮추기 위해서는 대국민 음주가이드라인 개발, 음주 경고문구 강화, 주류광고 및 마케팅 규제, 장소‧시간에 따른 음주 제한 등 주류이용가능성 제한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며 “개인이 음주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음주 건강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음주는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음주행태 개선을 위해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음주조장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질병청은 취약집단별 맞춤형 예방 정책 지원 등을 시행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