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어린이 독감 유행…“미미한 증상도 진료 받아야”

7~12세 독감 환자 수 1000명당 50.4명
발열 없어 치료 시기 놓치기도
“독감 예방접종 소홀히 해선 안 돼”

기사승인 2023-11-01 16: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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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어린이 독감 유행…“미미한 증상도 진료 받아야”
서울의 한 소아 전문 의료기관 로비 전경. 사진=박선혜 기자

초등학생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상황이 심상치 않다. 특히 초등학생 환자 수가 -증가했다. 유행 기준의 8배에 육박한다. 환절기 대유행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조기 검사·치료가 요구된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교차가 큰 환절기로 접어들면서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42주(10월15~21일) 외래환자 1000명당 전체 독감 환자 수는 18.8명으로 전주(15.5명) 대비 21.3% 증가했다. 1000명당 독감 환자 수는 39주(9월24~30일)에 20.8명을 기록한 뒤 40주 14.6명, 41주 15.5명으로 주춤했지만 42주에 다시 급증했다.

특히 초등학생 사이에서 독감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7~12세 환자 수가 1000명당 50.4명으로 직전 주 31.9명보다 58% 늘었다. 2023~2024년 절기 유행 기준(6.5명)의 7.8배 수준이다. 중·고등학생인 13~18세 환자 수 역시 41주 30.6명에서 42주 39.9명으로 30.4% 늘었다.

현재 유행하는 소아 독감의 가장 큰 특징은 열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호자가 아이의 건강 상태를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잔기침이나 엷은 가래 등 미미한 증상만 보여도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홍준 대한아동병원협회 의약정책이사는 이날 협회 보도자료를 통해 “발열이 없고 기침만 가끔 해 가정에서 돌보다가 내원하는 환아 중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통해 A형 독감임을 확인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이 경우 치료가 늦어져 호전이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약정책이사는 “겨울철 독감 시즌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호자들의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최용재 협회장도 “증상이 있다면 조속히 내원해 독감 검사를 받은 후 조기 치료를 해야 아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소아 독감 접종은 독감을 예방하고 중증 독감 합병증, 심근염, 뇌염, 폐렴 등 중증도를 감소시키기 위한 것으로 접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도 짚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