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에 저체온증 주의보…심뇌혈관 질환 위험

기사승인 2023-11-07 12: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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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진 날씨에 저체온증 주의보…심뇌혈관 질환 위험
7일 아침 서울 등에 올가을 첫 한파특보가 내린 가운데 서울 송파구 오금동의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입동을 하루 앞둔 7일, 고혈압 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할 시기에 들어섰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혈압이 상승해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규영 H+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 수축과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혈압은 상승하고 심장과 혈관 부담이 증가해 심뇌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어 “저체온증은 시력과 판단력 저하, 혈액순환 장애 현상 등을 부르고 심하면 심장기능이 떨어져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를 불러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뇌혈관 질환은 한파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온이 내려가면 신체는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뇌혈관 혈압이 1520mmHg까지 상승해도 혈관이 터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약해져 정상혈압보다 4~5배 가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심근경색도 한파로 인해 발생률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는 질환으로,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한 심장근육이 괴사하게 된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면서 혈압도 상승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장혈관 내 죽상경화반 파열을 일으켜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체온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저체온증과 심뇌혈관 질환은 기온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활동을 할 때는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유지능력과 감지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평소 실내온도를 적정 수준(18~20도)으로 유지하고, 내복과 가벼운 외투를 입는 것이 좋다.

최 전문의는 “겨울에는 추위를 타면서 물을 잘 안 마시게 되는데 이럴 경우 혈액 점성이 높아져 심뇌혈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