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염경엽 감독, ‘빅게임 징크스’ 벽 허물다

기사승인 2023-11-08 23: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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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염경엽 감독, ‘빅게임 징크스’ 벽 허물다
역전승을 거두고 기뻐하는 LG 트윈스 선수단. 연합뉴스

지긋지긋했던 징크스를 깨기 시작한 LG와 염경엽 감독이다.

LG는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KT 위즈와 2차전에서 5대 4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7일 열린 1차전에서 2대 3으로 패배했던 LG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LG로선 쉽지 않은 경기였다. KT의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정규리그에서 강했던 LG 타선이었지만 6회까지 2점을 뽑아는 데 그쳤다. 여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 최원태가 1이닝도 막지 못하고 강판해 불펜 투수들이 계속 올라와 경기를 지켰다.

2대 4로 뒤지던 LG는 7회에 김현수가 1루수 박병호를 뚫는 안타로 1점차까지 따라붙은 뒤 8회말 박동원이 투런포를 날려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LG는 2002년 11월8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약 7670일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아울러 가을야구에서 LG를 사로잡던 징크스도 서서히 깨가는 모습이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강팀 반열에 들어선 LG는 유독 포스트시즌만 들어서면 약한 모습이었다. LG는 2020년부터 포스트시즌에서 4승 11패를 거뒀다. 이 기간 시리즈를 승리한 건 2020년 단판으로 승리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유일하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준플레이오프, 2022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모두 상대를 이기지 못하고 탈락했다.

하지만 이날은 뒷심을 발휘하면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특히 6회부터 득점을 올릴 때 마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끌려가고 있던 경기에서 LG 선수단을 감싸던 ‘징크스’라는 안개를 스스로 걷어냈다.

염 감독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이던 2016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개인 포스트시즌 6연패를 당했는데 그 사슬을 마침내 끊었다. 염 감독은 사령탑으로 치른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도 8승 15패가 됐다.

극적인 역전승을 달성한 LG였지만 모두가 승리에 고무되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했다. 염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승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만들어준 경기”라고 평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