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겪지만 치료 안 하는 ‘두통’…“환자별 맞춤 치료제 중요”

19일 대한두통학회 온라인 기자간담회 개최
CGRP 표적치료제 제한적 사용…“급여조건 개선 필요”
내년 상반기 중 개정 진료지침 발표

기사승인 2023-11-19 15: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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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겪지만 치료 안 하는 ‘두통’…“환자별 맞춤 치료제 중요”
19일 대한두통학회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두통 치료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주민경 회장(가운데)은 “여전히 두통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중요성이 낮은 편이다”라며 “새로운 약물이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환자와 의료진에게 홍보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대한두통학회 온라인 기자간담회 화면 캡처

두통은 고통을 일으키며 일상을 괴롭히지만 단순 머리 통증으로 치부되면서 치료 중요도가 떨어지곤 한다. 전문가들은 두통이 증상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고 오랜 시간 시달리기도 한다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대한두통학회는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두통 치료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주민경 회장(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새로운 두통 치료제가 많이 나와서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며 “하지만 아직도 두통에 대한 진단과 치료 중요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이나 유튜브를 활용해 두통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억제제 등 새로운 약물이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환자와 의료진에게 홍보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두통학회는 환우회 모임도 꾸준히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8월 학회는 ‘편두통, 군발두통, 만성두통 환자를 위한 한국두통환자 지지모임’을 개최한 바 있다. 주 회장은 “지난 환우회 모임에서 환자들이 두통에 대해 알고 자신의 고통을 알리고 싶어 하는 의지를 느꼈다”며 “환우들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한적으로 승인된 CGRP 표적치료제의 사용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현재 CGRP 표적 편두통 예방 치료제인 미국 일라이릴리의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가 간헐적 군발두통 치료제로 승인받았지만 저용량만 사용 가능한 상태다. 군발두통이란 심한 두통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을 말한다. 다른 두통과 달리 강도 높은 통증이 하루에 여러 차례씩 15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주 회장은 “CGRP 표적치료제가 도입됐지만 일부 환자는 비급여로 치료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환자들의 의견과 학문적인 데이터를 취합한 것을 토대로 심평원 등 관계 기관에 급여 조건 변경의 필요성을 호소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문희수 부회장(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은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문 부회장은 “다른 병원에서 10년 동안 편두통으로 치료받다가 우리 병원에 와서 군발두통을 진단받은 환자가 있다. 찾아보면 이 환자와 같은 사례가 꽤 있을 것”이라며 “예전 두통약은 치료에 많은 제한점이 있었는데 표적치료제가 나오면서 두통 치료의 접근도 달라졌다. 환자 개인별로 맞는 치료제를 쓰는 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최신 진료지침 개정도 서둘러 내년 상반기 중 공개할 계획이다. 김병수 학술이사(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두통 진료지침의 변화가 있었다. 그 부분을 참고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진료지침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