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證 희비 교차, 성장 기대 토스증권 vs 악재 카카오페이증권

흑자 전환 성공한 토스증권…영업손실 이어간 카카오페이증권
증권가 “카카오페이증권, 점유율 확대 여부가 흑자전환 성패 가를 것”
카카오 사법 리스크 여파 직격탄…“정체성 모호함, 후발주자 의문” 평가도

기사승인 2023-12-06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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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證 희비 교차, 성장 기대 토스증권 vs 악재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로고. 각사

국내 대표 인터넷전문증권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토스증권이 뚜렷한 성장 달성과 함께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흑자전환이 아직 요원한 상태다. 특히 카카오 사법 리스크에 따른 악재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인터넷전문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이 상반된 행보를 나타냈다. 양사는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기반으로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 강화를 통해 거래 편의성과 투자 접근성 등 강점을 지녔으나, 유의미한 손익에서 엇갈린 셈이다. 

우선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계열사인 토스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6억원, 당기순이익 35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550억원으로 17.2% 늘었다. 토스증권은 출범 첫 해인 지난 2021년 3분기 매출액 24억원을 기록했으나 전년 492억원에 이어 지속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국내 수수료 수익과 해외 수수료 수익이 동반 상승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예탁자산과 매매유저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3분기 누적 기준) 193.9%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도 164% 상승했다. 지난해 대비 마케팅 비용을 줄였음에도 거래 유저 및 자산이 증가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유입 고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토스증권의 고객 숫자는 지난 10월말 기준 560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새 약 110만명이 늘어났다. 이처럼 단기간에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것은 증권가에서 이례적이라는 게 투자업계 측 분석이다.

더불어 실질적인 플랫폼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연초 대비 15% 이상 오른 300만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령대별 이용자수를 살펴보면 20~30대 청년층의 높은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40대와 50대 중년 고객들이 전년 동기 대비 합산 4%가량 늘었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올 3분기 영업손실 116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에 기록한 128억원 손실보다 9.4% 줄어든 수준이지만 지속된 적자는 피하지 못했다. 누적 영업손실은 371억원으로 상반기 기록한 255억원보다 손실 폭이 크게 증가했다. 3분기 매출액은 2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 늘었다. 누적 매출액은 596억원이다. 경쟁사인 토스증권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이다.

다만 이번 분기에 성장 역량을 입증했다는 게 카카오페이증권 측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자사 MTS 서비스에서 주식 정보를 확인하고, 토론방에 참여하는 등 사용자 활동성은 매 분기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3분기 거래액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역대 최고치인 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주식 시장 거래대금이 12% 늘어난 것에 비해 높은 상승률이다.

또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월 해외 주식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0.05%로 설정하는 등 업계 최저 정책을 도입했다. 향후 시장 흐름과 사용자 니즈에 부합한 다양한 펀드 상품 라인업 확충을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양사가 상반된 실적을 선보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각기 다른 평가를 했다. 유안타증권은 토스증권이 해외 주식 위탁매매에서 이룬 압도적인 성과에 힘입어 안정적인 외형 성장과 손익 개선을 달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 모델에 대해서는 위탁매매 위주로 구성된 점이 최근 투자자 예탁금과 거래대금 감소세 환경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해외 주식 점유율을 바탕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비율은 아직 100% 근처에서 횡보 중이지만, 올해부터 순수수료이익과 이자손익도 증가하고 있어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다만 모회사의 추가 자본 투하 중단에 따라 안정적인 흑자전환을 통한 이익결손금 축소 여부가 장기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증권은 흑자전환 시점이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3분기부터 유의미한 수수료수익 성장이 나타났으나, 여전히 경비율은 200%대에서 머무르고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성장 동력으로 기대했던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은 지난해 3분기 급등 이후 유의미한 상승세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올해 전체 수수료이익 성장 개선에도 점유율은 아직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한다”며 “최근 투자자 예탁금과 거래대금 부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결국 점유율 확대 여부가 흑자전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와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법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모회사인 카카오페이는 미국 증권사 인수로 증권의 MTS 기술을 수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으나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미국 증권사 시버트의 지분 51%를 두 차례에 걸쳐 1038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이후 5월 1차 거래로 지분 19.9%를 확보했다. 아직 2차 거래는 남아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최근 시버트로부터 지분인수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사안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 바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다. 시버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한국 당국이 카카오와 계열사의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등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업 타격이 불가피한 악재가 발생했단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시버트 인수를 하더라도 긍정적 영향은 크게 없지 않았을까 하는 부정적인 의견이 업계에서 있었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이 처음 나왔을 때 주력했던 사업은 소액 펀드 투자였으나,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해외 주식 쪽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체성이 조금 모호해짐과 동시에 후발주자로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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