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고서 제출한 조각투자사, STO 시장 준비 ‘순항중’

조각투자사 투게더아트·서울옥션블루·열매컴퍼니,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투자업계, 이달 말 첫 공모사례 발생 전망…거래소도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증권가 “열매컴퍼니 가상계좌 주목, 결과 따라 증권사 역할 제한될 가능성 있어”
STO 관련 종목 주가 한 달새 ‘두 자릿수’ 급등세

기사승인 2023-12-07 06: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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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 제출한 조각투자사, STO 시장 준비 ‘순항중’
쿠키뉴스DB.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최근 조각투자사들이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도 다양한 업무협약(MOU)이 이뤄지는 만큼, 토큰증권(STO) 시장을 위한 발판 마련에 대해 순항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STO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조각투자상품을 투자계약증권으로 분류한 5개사 중 투게더아트,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가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최종 통과된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 진행 상황을 감안하면, 이달 말 첫 번째 공모사례가 확인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3사는 미술품 조각투자사다. 이들 외에도 다수의 조각투자사가 제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이들 외에도 누구든지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준에 맞춰 투자증권계약을 발행하면 조각투자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미술품, 한우, 자동차, 부실채권(NPL), 저작권(IP) 등 다양한 기초자산 바탕으로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또 한국거래소가 디지털증권시장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해 토큰증권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올라가는 추세다. 이와 함께 제도권 진입을 위한 준비도 순항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거래소 디지털증권시장은 지난 2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인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에서 계획된 유통시장이다. 개설될 경우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 완료 이전에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없이 투자계약증권 및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을 유통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한 조각투자사, STO 시장 준비 ‘순항중’
NH투자증권

투게더아트의 경우 지난 8월11일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으나, 동월 31일 자사 사정에 의해 철회했다. 이후 지난 4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면서 토큰증권 시장개화에 맞춰 사업 본격화에 돌입했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이번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 전개를 알림과 동시에 한국거래소에서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출범이 예고된 토큰증권 시장 상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최대주주인 케이옥션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미술품 유통과 자본시장을 잇는 시금석이 되고, 기초자산인 미술품 유통시장에 새로운 관심과 기회가 창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아울러 토큰증권 시장 출범에 맞춰 실명 청약전용 계좌 개설 등을 선제적으로 완료해 토큰증권 유통시장까지 정조준한다.

투게더아트는 증권신고서가 금감원 심사를 통과할 경우 이달 26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NH투자증권에서 실명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들 대상으로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기초자산의 실물 등은 청약기간 내 모회사의 협조를 얻어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투자자에게 전시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업체의 내용은 대부분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열매컴퍼니를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투게더아트와 서울옥션블루가 계좌관리기관으로 각각 NH투자증권, KB증권을 지정한 반면 열매컴퍼니는 케이뱅크여서다. 구체적으로 증권사 대신 케이뱅크 가상계좌를 통한 공모청약을 진행하겠다고 공시한 셈이다. 

열매컴퍼니의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납입금 보관을 위해 에스크로 가상계좌에 관한 계약을 핵토파이낸셜과 체결했다. 더불어 해당 업체에서 제공하는 가상계좌 솔루션을 통해 납입을 위한 케이뱅크 가상계좌를 부여받고, 동 계좌를 통해 납입을 진행하게 된다고 명시했다. 

열매컴퍼니는 기재정정 공시를 통해 “당사는 헥토파이낸셜이 제공하는 010 가상계좌 서비스가 안전·적법한 구조라고 판단했다”며 “반면 에스크로 가상계좌를 통한 대금 납입 시 예금주 식별 불가능, 타인계좌 환불 가능성 등 자금세탁방지(AML)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이러한 위험 관리를 위해 특정금융정보법 등 관련 법령상 고액 현금거래보고 대상인 1000만원 이상 납입 완료 투자자에게 입금증을 징구한다”며 “입금증을 제출하지 않은 투자자는 청약 및 증권 배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금융당국이 이를 허용해 줄 경우, 대다수 조각투자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가상계좌를 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즉 토큰증권(STO) 시장 내 증권사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 향후 열매컴퍼니의 증권신고서 통과여부가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타사가 증권사 실명계좌를 통한 안정성을 택했다면, 열매컴퍼니는 편리성과 비용절감에 무게를 두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증권신고서가 통과되면 그 회사에 대해서 증권사의 역할은 일부 축소된다”며 “계좌관리기관으로서 신규고객 모집 및 플랫폼 효과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STO 관련주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ST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케이옥션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675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8% 급등했다. 지난달 초 3930원에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약 한 달새 71%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옥션도 9370원에서 1만5580원으로 66.27% 상승했다.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은 각각 투게더아트, 서울옥션블루의 모회사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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