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자산운용 “현대엘리, 분리선출직 선점…주주권 침해”

KCGI자산운용이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엘리베이터 임시 주주총회와 관련해 소액주주의 주주제안 권리를 봉쇄한 일정 발표로 주주권익에 침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KCGI자산운용은 기자회견을 통해 “상법상 주주제안 안건은 주주총회 6주 전에 전달해야 한다”며 “현대엘리베이터는 정확히 6주 전인 지난달 17일에 주주총회 일정을 공시해 주주제안을 원천 봉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액주주 주주권 보호를 위해 마련된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사측이 선정한 인사로 정하고, 기관투자가 의결권행사 데드라인 4일 전 공시하는 등 주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임시 주주총회 6주 전 공시로 상법제도상의 맹점을 악용한 것과 동시에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 취지를 무시했다는 게 KCGI자산운용 측 설명이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3일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정정 공시를 통해 2호 안건으로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추가했다. 

KCGI자산운용은 “주요 주주인 쉰들러홀딩스와 국민연금, 오르비스 등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의 주주권리 침해에 대한 적극적 인식과 고려 및 책임있는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ISS, Glass Lewis 등 국제 의결권 자문기관과 서스틴베스트, 한국 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의 객관적이고 책임 있는 의결권 자문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문제 삼을 이슈가 없는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대홀딩스컴퍼니와 H&Q간 투자계약이 종결된 시점은 지난달 16일경이다. 양측 간 계약조건에 따라 신규 이사선임 절차가 필요해 거래종결과 동시에 임시주총소집을 공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기존 감사위원 중 한 명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중도 사임함에 따라 추가 선임이 불가피해져 상정된 것”이라며 “무엇보다 관련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임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와 함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준수한 것으로 전혀 문제 삼을 이유가 없는 사안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임시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사임 의사를 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고, 후속 신임 이사회 의장을 선임할 방침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