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주식투자’ 관심 늘었다…금투업계 지원 손길 이어져

MZ 넘어 ‘잘파세대’ 청소년층 주식 투자 관심 ‘1순위’…청년층도 ‘동일’
니즈 충족 위한 서비스 다양해…‘모의투자대회’ 통한 투자 이해력 제고 ‘주목’
성숙한 투자문화 유도 필요하단 지적도 있어

기사승인 2023-12-28 14: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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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주식투자’ 관심 늘었다…금투업계 지원 손길 이어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MZ세대 청년층을 넘어 이른바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 세대의 합성어)로 불리는 청소년들의 주식 투자 관심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세대를 위한 다양한 맞춤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다만 성숙한 투자문화 유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동반된다.

2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등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5.6%가 주식 투자를 향후 관심 있는 금융상품 1순위로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카드 발급(15.2%), 자투리 적립 상품(12.0%), 입출금 통장(11.4%) 등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코인)과 해외 주식 투자(소수점 투자),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의 비율은 각각 7.4%, 7%, 3%로 확인됐다. 모든 금융 상품 가운데 주식 투자를 최우선으로 꼽은 셈이다.

대학생 대상으로도 주식 투자는 22.7%를 기록해 1순위에 올랐다. 이들 세대 역시 입출금 통장이나 적금 상품, 간접투자장품보다 주식 투자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초등학생 4~6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도 주식 투자는 상위권인 5위(8%)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중학생 이후부터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를 합친 신조어다. 알파세대라는 용어는 호주 리서치 기업 맥크린들연구소에서 약 10년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부모를 둔 자녀로 이전 세대보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디지털 세대로 평가된다.

보고서 통계를 살펴보면 중·고등학생은 주식거래 등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모의투자에 대한 니즈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학생들은 유튜브 콘텐츠나 경제금융 관련 도서, 글로벌 경제금융 이슈, 신문 구독 등으로 관심 범위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대학생 이하 세대의 애로사항으로는 금융 교육·지식 자체가 미흡한 점과 관련 용어 어려움 등의 걸림돌이 존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잘파 세대의 니즈 충족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영위하는 토스가 대표적이다. 토스는 지난 7월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틴즈 모의투자 대회’를 개최했다. 틴즈는 토스에서 만 7세부터 만 18세 이하의 사용자를 말한다.

토스는 참가자에게 투자 금액으로 가상의 1000만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지난 7월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진행된 대회 기간 동안 투자 가능 종목으로 넷플릭스, 나이키, 코카콜라, 현대자동차, 하이브 등 국내외 주식 일부를 선정해 제공했다. 종목의 가격은 시세 정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반영해 현실성을 높였다. 이후 최종 순위에 따라 토스 포인트를 상금으로 지급했다.

토스 관계자는 “청소년 증권 계좌가 100만 개 이상인 상황에서, 청소년을 위한 투자 프로그램이나 관련 대회가 없다는 점에 의문을 느끼고 모의투자 제품과 이번 대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토스가 진행한 틴즈 모의투자대회는 약 15만6000명이 참여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만7세~만12세 약 30% △만13세~만15세 약 45% △만16세~만18세 25% 순으로 집계됐다.

틴즈 모의투자대회에 참여한 중학생 A 양은 “주식에 대해 어렵게 생각했는데,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며 “재테크가 마냥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경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토스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머니 스터디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서는 틴즈 가입자가 볼 수 있는 청소년 금융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울러 친구처럼 대화하면서 금융과 경제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경제 관련 기본 개념 및 경제 뉴스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머니 스터디 카페 알림을 받아보는 구독자는 총 20만명이다.

증권사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활발한 모양새다. 삼성증권은 청소년들에게 인기 플랫폼인 틱톡 채널 ‘팝톡’을 오픈했다. 지난 3월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버톡커(버추얼 틱톡커)인 '이서치'를 개발해 리서치톡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KB증권은 고객 눈높이에 맞춘 친화적인 콘텐츠 제공을 위해 ‘쉬운 언어 글쓰기 가이드’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기존 어려운 금융용어의 대체 용어 및 표현 가이드로 어렵고 추상적인 전문용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예를 들어 ‘금리’의 경우 금리변화 추이, 금리동향 등 일반적인 금리를 설명할 때는 ‘금리’를 사용했다. 더불어 발행어음, RP, CMA 등 각 상품의 구체적인 실제 수익률을 설명할 때는 ‘약정수익률’로 대체하는 등 고객이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별로 가이드를 마련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는 청소년들의 금융투자에 대한 이해력 향상과 학교 내 조기금융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투자 위인전 영상시리즈를 선보였다. 영상은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으로 해외 금융시장 역사에서 위대한 투자자로 꼽히는 5명의 위인(벤저민 그레이엄, 필립 피셔, 워런 버핏, 존 보글, 피터 린치)을 선정했다. 아이들이 투자 위인들의 삶과 업적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투자에 대한 기본 철학과 개념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투자 관심도가 늘어난 만큼 성숙한 투자문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투자정보 채널로서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플랫폼 영향력 확대로 새로운 금융사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재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건전하고 성숙한 투자문화가 정착되도록 기반을 고도화하고, 자본시장 신뢰도 회복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핀플루언서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등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금융상품과 서비스 홍보에 대한 지침을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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