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에도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한 ‘서행성 변비’와 알고 보니 수술해야 하는 '직장형 변비'

입력 2024-02-01 11: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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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에도 종류가 있다?
외과 전문의 김지헌 원장.웰니스병원


변비가 생기면 변을 볼 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편하다. 하지만 아무리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해도 변비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직장형 변비’를 의심해 봐야 한다. 변비에도 종류가 있다. 자신이 어떤 변비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법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웰니스병원 외과 전문의 김지헌 원장의 도움말로 직장형 변비에 대해서 알아봤다. 

가장 흔한 ‘서행성 변비’ 식이섬유 섭취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료
변비에도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흔히 알고 있는 변비는 장관 기능이 떨어져서 생기는 변비로 서행성 변비라고 한다. 서행성이라는 말의 뜻은 소화기계의 움직임이 느리고, 장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장의 운동이 느려져서 생기는 변비로 전형적으로 배변 횟수의 감소가 보이고, 대변이 장내 머무는 시간이 오래 되어 수분이 흡수 되어 대변의 굳기가 단단해진다. 환자는 배변하고 싶은 욕구를 잘 느끼지 못하고, 복부 팽만감과 불편감을 흔히 호소한다.

서행성 변비의 원인은 환경적인 원인과, 배변습관의 변화, 적은 식사량과 불충분한 식이 섬유소 섭취인 경우가 많다. 또 신체 활동의 감소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치료방법으로는 먼저 장운동을 개선하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식사량을 늘리고, 균형 잡힌 식단과 운동을 통해서 대장기능을 활성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가 오래 되어 생활습관만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경우 장 기능을 개선하는 약제, 대변에 수분량을 증가시키는 약제를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직장형 변비’ 원인을 파악해 알맞은 수술적 치료
이와 반대로 직장형 변비가 있다. 항문직장의 기능적 이상 때문에 직장까지 내려온 대변을 배출시키지 못하거나, 항문직장의 해부학적 이상으로 변 배출이 잘 되지 않는 경우를직장형 변비라고 한다. 변이 딱딱하지 않아도 배변시 과도한 힘을 사용해야 하고,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경우 직장형 변비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직장형 변비는 대변이 항문에 내려와서 변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대변을 배출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환자에게서는 잔변감, 무지근한 느낌, 항문 앞쪽이 차 있는 느낌,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대부분 골반저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직장류와 직장중첩증 그리고 직장탈출증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직장형 변비가 의심되면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항문 조임근 수축과 회음부 하강 및 상승을 확인한다. 직장수지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경우 인공대변을 항문에 넣어 항문과 직장의 움직임과 직장의 변형 유무를 관찰할 수 있는 특수 방사선 촬영 검사인 배변조영술과 항문의 압력을 측정하는 직장항문압력검사 등을 시행한다.

직장형변비의 경우 먼저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통해 배변 습관 교정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류와, 직장중첩증, 직장탈출증과 같은 골반저질환이 나타난 경우 복강경수술을 통해 빠져나가는 직장이 내려가지 않도록 위쪽에 고정해주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이 수술은 동반된 후질벽 탈출과 자궁탈출증까지 동시 해결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인 수술법이다. 

골반저질환이 동반된 직장형 변비의 경우 단순 변비로 생각해 수년 동안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 변비 증상이 아닌 직장형 변비가 의심이 되면 대장항문전문 병원에서 의료진과 상담하면 해결법을 찾을 수 있다.

부산=곽병익 기자 skyher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