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배달팁 경쟁 격화…점주들만 ‘우왕좌왕’

기사승인 2024-02-01 17: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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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쿠팡이츠, 배달팁 경쟁 격화…점주들만 ‘우왕좌왕’
쿠키뉴스 자료사진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배민이 쿠팡이츠의 와우할인 가게 관리 강화에 대응하고자 점주 지원에 나선 것이다. 엔데믹 이후 줄어든 소비자들의 배달 수요를 차지하기 위한 양사 간 기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 30일 ‘배민1플러스 사장님의 가게 운영 권리보호를 위한 지원 안내’를 공지했다. 배민은 “지원 대상은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며 쿠팡이츠로부터 배달팁 동일 또는 인하 조건으로 쿠팡이츠 와우할인 대상에서 비자발적으로 제외된 사장”이라며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게 첫 주문 15% 바로 사용 쿠폰을 3개월 간 무제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또 가게에 방문한 모든 고객이 사용 가능한 10%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가게 노출 강화를 위한 ‘우리가게클릭’ 광고비도 3개월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배민의 이같은 지원은 쿠팡이츠를 겨냥해 이뤄졌다. 최근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한 식당 점주들은 쿠팡이츠로부터 ‘와우할인 뱃지 회수 예정 안내’라는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점주들은 배민의 고객부담 배달팁이 쿠팡이츠보다 낮게 운영되자 쿠팡이츠가 동일한 수준으로 배달팁을 설정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도 유사한 사례의 글들이 게재됐다. 한 업주는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해 고객부담 배달팁을 3500원으로 설정해 가게를 운영하다가 배민1 플러스 가입전환으로 인해 배달팁이 3200원으로 내려가자 쿠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배민-쿠팡이츠, 배달팁 경쟁 격화…점주들만 ‘우왕좌왕’
배민-쿠팡이츠, 배달팁 경쟁 격화…점주들만 ‘우왕좌왕’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게시글 캡처

이 점주는 “쿠X 측으로부터 배민1 배달팁이 자기네에 비해서 300원 싸다고 자기네 배달팁 안내리면 와우할인 박탈하겠다고 하네요”라며 “을 중의 을인 자영업인데, (주문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와우할인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 업주는 결국 배달팁 300원을 낮춘 배민1 플러스 가입을 포기하고 배달비를 다시 3500원으로 조정했다. 

또다른 점주는 “현재 배민원과 플러스를 하고 있다”며 “쿠팡에서 연락와 플러스해지를 하거나 배달팁을 3300원으로 하지 않으면 쿠팡 와우 할인에서 제외된다고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고객부담 배달팁은 주문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쿠팡이츠가 와우회원 할인 조건을 보다 까다롭게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민1플러스는 지난 1월 배민이 고객 배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알뜰배달’과 ‘한집배달’을 합쳐 출시한 서비스다. 이전에는 업주가 고객 부담 배달팁을 정했다면 배민1플러스는 배민이 주문금액이나 거리, 수요 등을 고려해 배달팁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쿠팡이츠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와우할인의 경우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혜택이 제공된다. 쿠팡이츠에서 주문하면 음식값의 최대 10%를 할인해주며, 할인 금액은 쿠팡이 전액 부담하는 구조다.  
 
배민 측은 쿠팡이츠의 이런 정책이 업주들의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점주들이 와우 할인 적용 업체에서 제외되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와우 할인 유지를 위해 배민1플러스를 탈퇴하면 배민 플랫폼 내 가입 업주 대비 배달비 등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 내에서 자유롭게 상품에 가입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업주 분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발생하는 불이익에 대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업주가 쿠팡이 제공하는 혜택을 가로채기 위해 배달비를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하면 피해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배달앱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점주들이 쿠팡이츠 때문에 배민을 선택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경쟁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사실상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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