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전주 고교생 모임 ‘바람꽃’ 전시회로 다시 뭉쳤다

8~13일까지 ‘바람꽃-리멤버링 1986’ 전시회

입력 2024-02-06 15: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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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전주 고교생 모임 ‘바람꽃’ 전시회로 다시 뭉쳤다

전북 전주에서 1980년대를 관통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장년의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바람꽃-리멤버링 1986’ 전시회가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향교길68 미술관에서 열린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전주지역 고등학교를 다녔다면 당시 주변에서 바람꽃 멤버 친구를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 200여명의 전주지역 고등학생들이 바람꽃 활동에 참여하며 학교 담벼락을 넘어서 미술, 음악, 문학, 사진 등 다양한 예술 창작 활동을 공유하며 소통했다.

특히 1980년대는 고교생들의 대외 활동이 제한이 컸던 시기로, 바람꽃은 청소년 문화에 새로운 희망이자 해방구였다. 

어느덧 50대가 된 이들에게 바람꽃으로 가끔씩 모여 머나먼 추억으로 담아둘 수 있었고, 부모 세대가 된 이들은 새로운 바람꽃 창작의 서식지를 다시 마련하고자 작년부터 전시회를 열어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강다현, 박랑주, 박영철, 박수학, 박종갑, 오승인, 윤대라, 이은겸, 이주리, 임소희, 임솔빈, 임창현, 전수연, 전수영, 전현진, 홍보선 등 총 1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강다현, 이은겸, 임소희, 임솔빈은 부모 세대인 바람꽃의 자녀로, 새로운 바람꽃이기도 하다.

박종갑 작가는 경희대학교 미술대 학장, 한국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인간적 삶의 번민을 주제로 문명사적 욕망을 담아냈다. 천인합일(天人合一)과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정신적 근원의 의미들을 되새겨본다.

박영철 작가는 원광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 한복과 우리나라 춤을 표현한 ‘한복의 율동’과 맥심커피를 색감 재료로 사용한 커피나무 두 작품이 전시된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한 윤대라 작가는 개인전 12회 기획 및 초대전 200여회를 개최한 중견 작가로 작품 ‘담긴 구원’은 작품에서 표현된 신앙은 원시(原始, primitivity)이며 글자 순서만 바꾸면 시원(始原, origin)이라고 할 수 있다. 

이주리 작가는 원광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전북청년미술상, 하정웅 청년작가상, 우진문화재단 청년작가, 전북위상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왕성한 창작을 이어왔다. 이번에 전시되는 ‘다르거나 다르지 않다’는 욕망과 행복하기 위한 몸부림의 형상과 크기는 다르나 궁극적으로 다르거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전수영 작가는 TOSEM 생활예술인테리어 대표로, 작품 ‘욕심, 행복, 감사’는 바리캉이라고 불리는 이발기로 2024년의 소망을 표현했다.

전수연 작가는 아트마요가아쉬람 대표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작품 ‘흐름’은 작가 자신의 작은 머릿속에서 꿈틀거리는 우주를 표현, 이 흐름은 작가의 숨과 삶 전체를 대변한다.

바람꽃의 창립자인 박수학 작가의 작품 ‘서원장’은 나뭇잎으로 전사염하고 남산의 나뭇잎을 개오기로 물들인 천을 배경으로, 김제와 전주에서 80년 이상 숙성된 간장을 덧장해 선보인다.

박랑주 작가는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을 나왔고 대한민국 한지미술대전 특별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작품 ‘해바리기’는 감정의 상처를 스스로 의식하고 안정과 치유가 되는 따뜻함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임솔빈 작가 작품은 카카오웹툰과 카카오스토리에서 웹툰런칭이 결정돼 데뷔를 앞두고 있다. 작품은 ‘웃<-@ @->웃’으로 둘이 같이 있을 땐 다치지 않게 조심함을 표현했다.

바람꽃 리멤버링 1986 전시회는 8일 첫 날 오후 2시에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따박밴드의 축하공연에 이어 전수연 작가의 요가 공연도 선보인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