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을 만난 자리에서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해 물의를 빚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16일 사과했다.

황 수석은 이날 입장문을 내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 기자 등 언론인을 만난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황 수석은 이 말을 한 뒤 “농담이었다”며 과거 그런 일이 있었음을 이야기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기자 회칼 테러는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이 1988년 상관의 명령을 받아 오홍근 기자를 칼로 습격한 사건을 말한다. 정보사는 오 부장이 쓴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란 제목의 칼럼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황 수석 발언이 MBC 보도로 세간에 알려지자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인 단체는 성명서를 내 황 수석 해임을 요구했다. 야권도 일제히 황 수석 사퇴를 촉구했다. 해당 사건 피해자 동생인 오형근씨는 CBS ‘방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