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대출’ 약관대출 잔액 71조…보험 해약도 증가

기사승인 2024-03-18 16: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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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대출’ 약관대출 잔액 71조…보험 해약도 증가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서민 급전 창구’로 꼽히는 보험약관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68조원) 대비 3조원, 2021년 말(65조8000억원) 대비 5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해지 환급금의 범위에서 대출받는 상품을 말한다.신용 조회 등 별도의 심사 절차가 없으며, 만기도 보험 계약 기간으로 비교적 길어 대표적인 급전 창구로 꼽힌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전날 공개한 ‘국내 보험사 대출채권의 잠재 위험 요인 점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돈을 빌린 차주 수 기준으로 보험사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32.1%를 기록했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사람으로, 고금리에 부실 가능성이 큰 취약 차주로 분류된다.

경기 부진과 고금리 및 고물가에 있던 보험을 해약하는 건도 많았다. 생명·손해보험사 합계 보험 해약 건수는 지난해 1292만2000건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 2021년에는 1146만6000건, 2022년에는 1165만4000건을 기록했다.

오기형 의원은 “보험약관대출과 보험 해약의 증가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가 서민정책금융 상품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