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우롱하나” 양문석 11억원 편법대출 논란 일파만파

편법 대출 논란 현장 검사 착수
“자영업자 우롱하나” 비판도
금감원 공동검사도 예정
새마을금고 “검사 결과, 시일 걸릴 듯”

기사승인 2024-04-02 11: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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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우롱하나” 양문석 11억원 편법대출 논란 일파만파
1일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자녀의 편법 대출 의혹 현장검사 중 점심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 ‘편법 대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현장검사에 나선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1일 양 후보 자녀에 11억원을 대출해 준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업자 대출 과정 전반을 살펴보고 해당 사업자 대출이 실제 양 후보 딸의 사업자금으로 쓰였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양 후보는 지난 2020년 11월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31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5개월 뒤 이를 담보로 당시 대학생이고 소득이 없던 딸 명의의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11억원 가량을 받았다. 사업자대출이 사업자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취지로, 담보물만 검증되면 가계대출보다 원활하게 대출이 나온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 중 6억원 가량이 해당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받았던 대부업체 대출을 갚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위법 행위인 ‘용도 외 유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자영업자들은 이번 논란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전날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올려 “양 후보 자녀가 11억원 사업자 대출을 받았던 당시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22시 영업 제한으로 수도권 자영업자들이 그야말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던 때”라며 “민주당은 얼마나 자영업자를 우습게 보길래 양 후보를 감싸고 도는건가”라며 양 후보 제명을 요구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이번 논란으로 사업자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것 아닌지 우려한다. 정작 대출이 필요한 애꿎은 소상공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의 총대출 잔액은 이미 큰 폭으로 줄은 상태다.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PF 위기 등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진데다, 부동산 경기 하락세가 겹친 영향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총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188조111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7%(13조5359억원)이 감소했다. 연간 기준 새마을금고 대출이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999년, 2000년 등 3년 뿐이었다. 저축은행은 감소폭이 새마을금고보다 더 크다. 지난해 12월 기준 상호저축은행 총대출 잔액은 104조936억원으로 전년 보다 9.5%가 줄었다.

금감원이 새마을금고의 전반적인 대출 적정성을 살펴볼지도 관심사다. 금감원은 예금보험공사,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오는 8일부터 약 2주간 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자산규모가 큰 개별 금고 4곳이 검사 대상이다. 금융당국의 새마을금고에 대한 첫 현장 검사다. 금융당국과 행정안전부는 연체율 급등에 따른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같은 공동 검사를 진행하게 됐다.

수성새마을금고는 이번 금감원 현장 검사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감원이 다른 금고의 대출 심사 적정성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별히 이번 건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금융기관 현장검사에서도 통상적으로 여신 취급 절차, 심사 과정 등 대출 적정성을 확인한다”며 “이번 현장검사에서도 (개인 사업자 사업자대출 적정성 점검이) 여러 절차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측은 부동산 급등기(2019~2021년) 사업자주담대가 크게 증가한 문제에 대해 충분한 현장점검·지도가 이미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규정 정비와 사후관리가 강화됐다는 것. 또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수요가 줄면서 이런 대출이 “사실상 막혀있다”고 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양 후보 관련 현장 검사에 대해서는 “대출 모집 법인, 담당 직원 등 관련자들도 조사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나온 사업자대출 전수조사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계대출 목적으로 사업자등록증을 활용하는 사례는 과거부터 만연했다”면서 “가계대출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기준을 두고 엄격히 관리하는데 사업자대출은 그동안 사각지대였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금감원 감독을 받지 않는 기관이라 그동안 더더욱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금융권 전반적으로 사업자대출 건전성 확보를 위해 체계적인 규제 지표, 예를 들면 LTI (Loan To Income·개인사업자 소득 대비 대출 비율) 등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양 후보는 결국 문제가 된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1일 오후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려 “이자 절감을 위한 편법대출과 관련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과 안산 시민께 걱정을 끼친 점, 다시 한번 더 사죄 드린다”면서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서,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긴급히 갚겠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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