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유명인 사칭 대응 나섰지만…“사기 광고는 진화 중”

- 구글·네카오, 사칭 사기 계정 영구 정지…메타, 모니터링·필터링 노력
- 사칭 사기 광고 여전히 성행 중…필터링 피하고자 ‘진화’도
- 해외사업자의 적극적 노력 촉구되기도…“한 기업 노력으로는 어려워”

기사승인 2024-04-03 13: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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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유명인 사칭 대응 나섰지만…“사기 광고는 진화 중”
방송인 홍진경씨를 사칭하는 사기 광고. 페이스북 캡처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 광고 피해를 막기 위해 플랫폼도 대응에 나섰다. 다만 진화하는 사기 유형에 맞설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 네이버, 카카오 등은 유명인 사칭 사기 광고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추가 대응을 준비 중이다.

구글은 지난 28일 ‘공인, 브랜드, 조직과의 제휴 또는 이들의 지위를 사칭하거나 허위로 암시해 사용자가 금전이나 개인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이를 어길 경우, 광고 계정을 사전 경고 없이 정지하기로 했다. 유명인 사칭 광고를 겨냥한 제재다.

메타도 모니터링 인력과 기술적 도구를 활용해 사칭 계정 및 사기 행위를 식별,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만간 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칭 광고 주의 캠페인도 실시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사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신고 절차를 개선하고 징계를 강화했다. 사칭 투자 유도 밴드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고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운영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사칭 계정 및 사칭 밴드 정의와 징계 기준을 명확히 해 이용을 제한토록 했다. 향후 사칭 사기 및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추가 창구 등도 준비 중이다.

피싱범죄 방지를 위해 노력해 왔던 카카오도 지난해 12월부터 사기, 사칭 전용 신고 항목을 추가, 유명인 사칭 사기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는 신고 내역을 토대로 범죄 행위 및 시도가 확인될 경우 해당 이용자에 대한 카톡 전체 서비스를 즉시 영구적으로 제한한다.

지난해부터 유명인을 사칭한 광고가 문제가 됐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무료로 책을 준다거나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며 주식리딩방으로 유인하는 사칭 광고가 게재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손석희 전 JTBC 사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의 사진을 도용, 주식투자를 권유하는 내용이다. 해외 플랫폼 광고에서 유인한 후, 네이버 밴드와 카카오톡 오픈채팅, 텔레그램 등 SNS로 소통을 시도해 투자금을 받아내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관련 피해액은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플랫폼, 유명인 사칭 대응 나섰지만…“사기 광고는 진화 중”
방송인 홍진경씨와 박명수씨의 사진을 도용한 페이스북 사칭 광고. 페이스북 캡처

플랫폼에서도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나 유명인 사칭 광고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특히 페이스북에서는 여전히 사칭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방송인 홍진경씨와 박명수씨의 사진 등을 도용, ‘무료로 우리 그룹에 가입하라’는 메시지를 걸어놓는 식이다. 링크를 클릭하면 ‘홍진경경제학부’라는 이름을 걸고 있으며, 밴드 가입을 유도한다. “유료 그룹 가입 요구는 모두 사기”라는 문구도 걸려있다. 홍씨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홍씨는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디 속지 마시라”며 “주식투자와 관련한 어떠한 리딩방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고와 필터링 등을 통해 사칭 광고를 걸러내고 있으나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명인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할 뿐 아니라 무료로 주식을 추천받으라거나 투자 전문가와 교류하라는 ‘전통적’ 방식의 투자 리딩방 사기 광고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메타 관계자는 “사기범들이 끊임없이 정교해지고 있다”면서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지속하고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유명인 사칭 대응 나섰지만…“사기 광고는 진화 중”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인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이소연 기자

다만 보다 적극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의 경우, 강한 제재가 어려운 데다 좀 더 협조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유명인 사칭 광고 문제는 어느 한 기업만의 노력으로 이루기는 힘들다. 다 함께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미경 강사와 코미디언 유재석·송은이·황현희씨,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 137명이 참여 중인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 측도 “메타에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며 “‘노력하고 있지만 안 된다’는 식의 이야기만 반복하는 것은 플랫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계정 정지와 같은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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