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한일전…황선홍호, 일본 이겨야 ‘개최국’ 카타르 피한다

한일전 패하면 개최국 카타르…이기면 ‘신태용호’ 인니 만나
카타르 만나 8강서 패하면 파리 올림픽 출전 못해
2년 전 0-3 패 굴욕 씻을 기회
황선홍 감독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

기사승인 2024-04-22 11: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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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한일전…황선홍호, 일본 이겨야 ‘개최국’ 카타르 피한다
황선홍 감독. KFA

운명의 한일전. 이긴다면 다소 수월한 대진을 받는다. 하지만 패한다면 8강부터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카타르를 만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일본과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와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이영준의 헤더골로 1-0 승리했다. 이어 19일 중국과 2차전도 이영준이 해결사로 나서 멀티골을 폭발했다. 2-0으로 이긴 한국은 조별리그 한 경기를 남겨두고 토너먼트 진출을 결정지었다.

이제 남은 건 한일전이다. 일본 역시 2연승으로 8강에 올랐다. 승점 6점을 기록 중인 한국과 일본은 골 득실도 +3으로 같다. 대회 규정상 무승부를 기록하면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로 순위를 가린다. 즉 이번 한일전 승자가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다.

조 1위가 중요한 이유는, ‘A조 1위’ 개최국 카타르를 피하기 위해서다. 이번 대회는 최소 준결승에 진출해야 올림픽 티켓을 바라볼 수 있다. 3위까지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받고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파리행을 노린다. 토너먼트 처음부터 ‘우승 후보’를 만나는 건 한국에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다. 

물론 A조 2위를 차지한 인도네시아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한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호주와 요르단을 꺾고 역사상 첫 8강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직전 아시안컵 우승팀인 카타르보다 객관적으로 약체인 건 사실이다. 한국 입장에선 카타르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8강 대진 이외에도, 한일전이 가지는 의미는 더 깊다. 황선홍호는 지난 2022년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이강인을 앞세우는 등 승리에 총력을 다했으나 무릎을 꿇었다. 당시 일본은 올림픽을 맞춰 2살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렸음에도 완벽한 경기력으로 한국을 격파했다.

운명의 한일전…황선홍호, 일본 이겨야 ‘개최국’ 카타르 피한다
중국전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이영준. KFA

이번 한일전도 전력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수비진 공백이 눈에 띈다. 지난 중국전에서 센터백 서명관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주장’ 변준수도 1‧2차전 경고를 받아 한일전에 출전 불가하다. 센터백 대체 자원인 이재원과 조현택이 호흡을 많이 맞추지 못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한국은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하고 지난 패배를 설욕한다는 각오다. 선수단은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를 골라달란 질문에 만장일치로 일본을 답했다. 이영준은 “어느 팀보다 일본을 가장 이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골키퍼 김정훈은 “다른 말이 필요없다”고 한일전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황 감독은 “일본은 오랜 시간 동안 조직력을 다져왔다. 조직력의 형태만 보면 대회 참가국 중 ‘탑’”이라면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다. 선수들도 한일전의 중요성을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명의 한일전을 맞이한 황선홍호가 지난 2년 전 굴욕을 씻음과 동시에, 수월한 8강 대진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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