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첫 영수회담 ‘민생’ 방점…특검 논의까지 관철될까

채상병 특검 논의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 없어
김건희 특검법 의제 설정엔 당내 이견

기사승인 2024-04-23 06: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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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첫 영수회담 ‘민생’ 방점…특검 논의까지 관철될까
지난 2021년 11월 22일 당시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첫 영수회담에서 논할 의제 키워드를 ‘민생’으로 정했다. 22대 총선 승리 후 이 대표가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전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을 비롯해 채상병 특검, 이태원참사 특별법 등을 논의 목록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을 만나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승리 후 민생경제 부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방식(처분적 법률)도 고려해봄직 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영수회담에서 논의가 되는지 여부를 떠나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 대표가 영수회담에서 경제와 민생을 회복하는 것과 관련된 부분은 반드시 얘기하고,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전국민 25만원 지급’ 등을 두고 서로 열어놓고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큰 틀에서 경제위기와 민생을 살리자는 큰 목표를 갖고 서로 간의 입장을 조율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민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 선거 과정에서 당선자분들은 다 아실 것”이라면서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 등에 대해 여야 간 입장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생 회복을 위한 논의 이외에도 채상병 특검 등 다소 민감한 사안도 논의 목록에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을 5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기 위해 추진 중인데 첫 영수회담에서 충분히 거론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 재표결을 앞둔 이태원 특별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등도 회담 의제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는 당내에서 의견이 갈린다. 당내 강경파들은 김건희 특검까지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며 압박 중이지만, 첫 영수회담인 만큼 김건희 특검법 등은 나중에 해도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바꾸는 상식적인 선은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는지 여부”라며 영수회담에서 두 특검 모두 논의 목록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까지 첫 회담에서 꺼내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영수회담을 한 번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면 추후 다른 방식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면 된다”고 했다. 

또 당내에서 의제를 조율면서 굳이 신경전을 벌일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을 계기로 자주 만나야 한다는 의미다. 

당초 22일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과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실무 차원의 회동이 예정돼 있었지만, 같은 날 대통령실의 정무수석 교체 등으로 전격 취소됐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준비회동을 미숙하게 처리한 것에 유감”이라며 실무단계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국회방송에서 “여야 영수회담이 2년 만에 이뤄지게 되는데, 자기가 말하고 싶은 보따리 전체를 다 얘기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쉬운 것은 합의하고 어려운 것은 뒤로 미루고 협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 만남에서 모든 것이 성공할 수 없다. 욕심을 내면 안된다”며 “윤 대통령이든 이 대표든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합의를 해나가고 어려운 것은 뒤로 미루면서 자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도 “현안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만나서 서로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정치권 내에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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