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16.1% 정신장애 경험…전문가 도움은 6.6% 불과 

기사승인 2024-05-02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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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16.1% 정신장애 경험…전문가 도움은 6.6% 불과 
쿠키뉴스 자료사진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아청소년의 16.1%는 정신장애를 겪지만, 이 중 6.6%만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2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실태조사는 2001년부터 5년 주기로 5차례 실시됐으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6세 이상 17세 이하 소아·청소년 6275명(가구당 1인, 소아 2893명, 청소년 3382명)을 대상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 주관 하에 서울대학교(연구책임자 김붕년 교수)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약 6개월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이 평생 한 번이라도 정신장애 진단을 받을 확률은 16.1%로 나타났다. 소아는 14.3%, 청소년은 18%로 조사됐다. 조사 시점에 장애진단 기준을 충족한 경우는 7.1%였다. 소아 4.7%, 청소년 9.5%로 청소년의 유병률이 소아의 유병률에 비해 약 2배 높게 나왔다. 

자살사고(생각)는 1.0%(소아 0.2%, 청소년 1.9%), 자살시도는 0.2%(소아 0.0%, 청소년 0.4%), 비자살적 자해는 1.4%(소아 1.0%, 청소년 1.7%)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비율은 낮게 나타났다. 평생 한 번이라도 정신장애를 경험한 소아청소년 중 지난 1년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4.3%(소아 4.7%, 청소년 4.0%)로 집계됐다. 정신건강서비스의 평생 이용비율은 6.6%(소아 7.8%, 청소년 5.6%)에 그쳤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김붕년 서울대학교 교수는 “전국적인 소아·청소년 정신장애와 관련 위험요인에 대한 첫 번째 국가통계조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면서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의 7.1%는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고, 낮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 제고 방안과 주기적인 추후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느끼기엔 10~20년 전에 비해 소아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의학과 이용률이 많이 늘어났다”며 “소아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대한 인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여전히 병원 이용을 꺼리는 문화가 있어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이 적은 것”이라며 “아이들이 병원에 보내 달라고 요구하는데, 보호자들이 차일피일 미루다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도 많다. 가벼운 감기만으로도 병원에 가듯, 정신건강도 우울감이나 불편감이 있으면 병원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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