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럭스터나’ 급여 후 첫 수술 성공

기사승인 2024-05-02 15: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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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럭스터나’ 급여 후 첫 수술 성공
유전성 망막 변성 치료제가 지난 2월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이후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최초로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원이 수술 후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한국노바티스 ‘럭스터나’의  급여화 결정 이후 첫 수술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럭스터나는 레버선천흑암시와 망막색소변성을 유발하는 RPE65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쓰는 유전성망막변성 치료제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2021년 7월 국내 최초로 럭스터나 수술에 성공한 삼성서울병원 김상진 교수팀은 약 3년 만에 급여화 이후 처음 시행하는 수술도 집도했다. 올해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승인받은 삼성서울병원 환자 2명은 각각 3월과 4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국내에서 두 눈을 치료하기 위해 들어가는 럭스터나의 비용은 6억5000만원이지만, 건강보험 적용 시 환자 본인 부담 상한제 적용을 받아 소득에 따라 최대 800여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두 환자가 앓고 있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망막변성은 망막 시세포 기능이 떨어지면서 심한 야맹증과 시력 저하, 시야 좁아짐, 눈 떨림 증상이 발생하며 결국에는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외국에서는 약 10만명 중 2~3명꼴로 일어나지만, 국내에는 환자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럭스터나는 인체에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삽입한 뒤 환자 망막에 투여해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치료 후 정상 수준의 시력을 회복할 수는 없어도 영구적 시력 상실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빛 감지 능력을 높여주는 등 시기능이 회복되는 효과가 있었다. 김상진 교수는 “비용 문제 때문에 실제 치료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급여화를 통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유전성망막변성의 100개가 넘는 원인 유전자 중 현재까지 단 한 개의 유전자에 대한 치료제만 상용화돼 있어 향후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