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웃고 감동에 울고…60살 백상의 순간들

기사승인 2024-05-07 21: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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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웃고 감동에 울고…60살 백상의 순간들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대상을 차지했다. 생중계 화면 캡처

환갑을 맞은 백상이 의미를 되새겼다.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은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연극, 예능 등 국내 대중문화예술을 한 곳에 아우른 화합의 장이었다. 쟁쟁한 후보 속 여러 예술인이 영예를 안았다. 모두를 활짝 웃게 한 소감부터 작품의 뜻을 되새기는 이야기까지 인상 깊은 모습도 눈에 띄었다. 쿠키뉴스가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인상 깊던 몇몇 순간을 정리했다.

1000만 영화 ‘서울의 봄’·‘파묘’ 활짝 웃다

백상예술대상의 꽃인 대상은 각각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과 디즈니+ ‘무빙’에 돌아갔다. “울화통 터지는 내용인데도 1000만 넘게 흥행했다”며 감사함을 표하던 김성수 감독은 “한국영화계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만큼 더 정성 들여 영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영화 부문 최우수 연기상은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을 연기한 배우 황정민과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화림 역을 맡은 김고은이 각각 받았다. TV 부문 최우수상은 MBC ‘밤에 피는 꽃’ 이하늬와 MBC ‘연인’ 남궁민이 수상했다. 이외에도 ‘연인’은 TV 부문 드라마 작품상을, ‘서울의 봄’은 영화 부문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또 다른 1000만 영화인 ‘파묘’는 감독상에 이름 올렸다.

‘서울의 봄’ 웃고 감동에 울고…60살 백상의 순간들
단상에 올라 경례하는 배우 이도현. 생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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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가 아닌 예능인으로 상을 받은 나영석 PD. 생중계 화면 캡처

단상에 울려 퍼진 “필승”과 “죄송합니다”

“필! 승!” 군복을 입은 수상자가 백상예술대상 단상에 올랐다. 각을 확실히 살린 경례까지 날이 바짝 선 주인공은 배우 이도현. 영화 ‘파묘’로 신인상을 탄 그가 군인 신분으로 시상식 나들이에 나섰다. 현재 공군 군악대로 복무 중인 이도현은 백상예술대상 참석을 위해 정식 절차를 밟고 출연을 허가받았다. 우렁찬 군인 인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그는 “어려운 역할이었지만 세상에 쉬운 연기는 없다고 생각하는 만큼 열심히 했다”며 “다음엔 더 잘할 테니 다음에 저를 또 써 달라”고 말했다. 현장에 함께 자리한 연인인 배우 임지연에게도 “(임)지연아 고맙다”고 했다. 연출자로 이미 백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나영석 PD는 이번에 예능인으로 수상 기쁨을 누렸다. 유재석과 기안84, 이말년 등을 제치고 TV 부문 남자 예능상을 탄 그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받을 일 없는 분야”라고 말을 잇던 그는 “후보로 올라 이상하긴 하지만 재밌어서 나와 있었는데 상까지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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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1인극을 펼친 배우 이순재. 생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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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의 1인극을 보며 눈물을 글썽인 배우 엄정화. 생중계 화면 캡처

“도전은 배우의 몫” 이순재 1인극에 기립 박수

이날 백상예술대상은 60주년을 맞아 연기와 예술의 의미를 연극 형식으로 짚었다. 이를 위해 배우 이순재가 무대에서 1인극을 선보여 감동을 자아냈다. 올해로 연기 경력만 69년 차인 그는 노년 배우가 오디션을 보는 상황을 연기하며 “배우에게 암기력과 연기는 생명과 같다”는 지론을 펼쳤다. 그는 “새로운 역할 창조는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공부하고 연기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잘할 수는 있어도 완성은 없다. 늘 도전하는 게 배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연극 ‘리어왕’의 한 장면을 즉석에서 연기하기도 했다. 노장의 투혼에 이정은과 엄정화, 유연석 등 후배 배우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객석에 있던 배우들은 이순재가 연기를 마치고 퇴장할 때까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존경을 표했다.

‘서울의 봄’ 웃고 감동에 울고…60살 백상의 순간들
재치 넘치는 소감으로 웃음을 자아낸 방송인 홍진경. 생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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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 중 아내를 언급하며 눈물을 글썽인 배우 황정민. 생중계 화면 캡처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 앞줄에 계신 유느님 아버지”

재치 넘치는 수상 소감이 눈길을 끌었다. TV 부문 예능상을 받은 홍진경은 “어떤 소감도 준비를 못 했다”면서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와 앞줄에 계신 유느님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역할을 맡았던 황정민은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대머리 분장을 열심히 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더했다. 소감 중 아내를 언급할 땐 눈물을 글썽여 눈길을 끌었다. 주요 수상 후보를 소개하는 자리에선 독특한 하트 포즈를 취해 환호성을 자아냈다. 나영석 PD가 예능상을 받던 때에는 그와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했던 유해진, 유연석, 정유미 등이 화면에 담겨 반가움을 더했다.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주오남을 연기했던 안재홍은 TV 부문 조연상을 수상하며 명대사 ‘아이시떼루’를 재현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달궜다.

‘서울의 봄’ 웃고 감동에 울고…60살 백상의 순간들
독특한 하트 포즈로 웃음을 안긴 배우 황정민. 생중계 화면 캡처

다음은 수상자(작) 명단.

△ TV 부문 대상 = 디즈니+ ‘무빙’
△ 영화 부문 대상 = 김성수 감독(‘서울의 봄’)

△ 영화 부문 최우수연기상 = 김고은(‘파묘’), 황정민(‘서울의 봄’)
△ TV 부문 최우수연기상 = 이하늬(MBC ‘밤에 피는 꽃’), 남궁민(MBC ‘연인’)

△ 영화 부문 작품상 = ‘서울의 봄’
△ TV 부문 드라마 작품상 = MBC ‘연인’
△ 백상 연극상 = 극단 미인 ‘아들에게’

△ 영화 부문 감독상 = 장재현 감독(‘파묘’)
△ TV 부문 연출상 = 한동욱 감독(디즈니+ ‘최악의 악’)
△ TV 부문 예능상 = 나영석(유튜브 ‘채널 십오야’), 홍진경(유튜브 ‘공부왕 찐천재’)

△ TV 부문 예능 작품상 =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
△ TV 부문 교양 작품상 = KBS1 ‘일본사람 오자와’

△ 영화 부문 조연상 = 이상희(넷플릭스 ‘로기완’), 김종수(‘밀수’)
△ TV 부문 조연상 = 염혜란(넷플릭스 ‘마스크걸’), 안재홍(넷플릭스 ‘마스크걸’)
△ 연극 부문 연기상 = 강해진(‘아들에게’)

△ 영화 부문 구찌 임팩트 어워드 = ‘너와 나’(감독 조현철)
△ 영화 부문 각본상(시나리오상) = 유재선(‘잠’)
△ TV 부문 극본상 = 강풀(‘무빙’)
△ 영화 부문 예술상 = 김병인(‘파묘’ 음향)
△ TV 부문 예술상 = 김동식·임완호(SBS ‘고래와 나’ 촬영)

△ 프리즘 인기상 = 김수현, 안유진

△ 영화 부문 신인 연기상 = 김형서(‘화란’), 이도현(‘파묘’)
△ 영화 부문 신인 감독상 = 이정홍 감독(‘괴인’)
△ 연극 부문 젊은 연극상 = 이철희 연출(‘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 - 맹’)
△ TV 부문 신인 연기상 = 유나(ENA ‘유괴의 날’), 이정하(디즈니+ ‘무빙’)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