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울상 지은 건설업계, ‘해외사업’ 집중 반등 노린다

주택 비중 높은 대우‧DL이앤씨, 해외 사업 박차

기사승인 2024-06-13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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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울상 지은 건설업계, ‘해외사업’ 집중 반등 노린다
백정완(뒷줄 오른쪽 세 번째) 대우건설 사장이 지난달 28일 체코 프라하에서 두코바니 지역인사들과 신규 원전 사업에 관해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

국내 주택 사업이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이 1분기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13일 해외건설협회의 ‘5월 기준 월간 수주 통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해외에서 136억4000만달러(248건)를 수주했다. 한화로 따져보면 약 18조77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6억7000만달러(248건)보다 57.3% 높고, 최근 5년 평균 105억7000만달러(236건)보다 29.0% 늘어난 수치다.

반면,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 수주액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사비 증가‧고금리 여파로 수주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들의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은 총 10조95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약 21조3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며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감소한 수치다.

실제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은 1분기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1년 새 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4873억원으로 4.6% 줄었다. DL이앤씨의 1분기 매출은 1조8905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32.5% 감소했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각각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64.2%(1조5977억원), 61.6%(1조1645억원)으로 높은 편이다.  

해외 수주 비중이 높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만 1분기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5440억원, 337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21.4%, 15.4% 증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해외 매출은 2545억원(45.6%)로 지난해 1분기 2064억원(44.9%) 대비 소폭 확대됐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1.7%, 44.6% 개선된 8조5453억원, 2509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의 46.3%(3조9550억원)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 해외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DL이앤씨는 2년 만에 해외 매출액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DL이앤씨는 2021년 해외 매출액이 7604억원(9.9%)이었지만, 지난해 1조3238억원(16.6%)으로 늘었다.

대우건설은 해외에서 새로운 거점시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하반기 플랜트 부문에서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과 체코 원전, 파푸아뉴기니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등을 수주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토목분야에서는 이라크 바스라주 알포 지역에서 항만 추가공사와 리비아 재건 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해외 수주 증가로 인해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주택 사업 원가율이 안 좋다 보니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라며 “해외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수주가 기대되는 해외 사업들이 있고 1분기 실적에 집계되지 않았던 도시 정비 사업 등이 있어서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해외에 수익성이 좋은 사업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라며 “국내 주택의 경우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악영향을 줬으나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해외 사업 수주와 금리 인하로 인해 주택 경기가 되살아나면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라고 전망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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