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리포트] C형 간염, 백신은 없어도 치료는 잘 돼

기사승인 2020-06-19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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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백신은 없어도 치료는 잘 돼

#글// 장재영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장재영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C형 간염은 바이러스 보균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C형 간염은 식사를 함께 하거나 식기를 함께 쓰는 것 등으로 전파되지 않는다.

남이 사용하던 주사, 손톱깎이, 면도기, 칫솔 등을 잘못 사용했을 때 피부 또는 점막에 발생하는 상처를 통해 전파된다. 주사나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함부로 공유해선 안 되는 이유다.

또한 문신이나, 피어싱, 침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올바르게 소독이 안 된 기구를 사용하면 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 국민의 약 1%가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이고, 전체 만성 간질환의 약 10~15%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발전하고, 간경변증 또는 간암으로 이행할 위험성도 30~40%나 된다. C형 간염은 또한 아직 예방백신이 없다. 따라서 예방백신이 있는 A·B형 간염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가 C형간염 진단을 받은 환자의 간 상태를 초음파검사로 살펴보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제공

C형 간염의 진단은 혈액 검사를 통해 C형 간염 항체를 검출하고 양성인 경우 바이러스의 RNA 유전자를 직접 검출해내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간이 얼마나 손상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 및 간 섬유화 스캔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 C형 간염은 치료율이 98%에 이른다. 괜찮은 경구용(먹는) 약제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기 때문이다. 2~3개월 정도만 복용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좋고, 기존의 주사치료보다 부작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대한간학회는 단기간에 C형 간염 환자들을 선별, 치료할 수 있도록 40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코로나19 유행 사태에서도 보듯이 감염병은 확산 이후에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게 문제다. C형 간염도 조기진단·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본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가 C형간염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주의사항을 전하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제공

일반인 및 C형 간염 환자들을 위한 대한간학회의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C형 간염환자는 혈액/장기/조직/정액 등을 공여하지 않도록 하고 피부에 상처를 줄 수 있는 각종 도구를 개별 사용하며 출혈이 있는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노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②정맥주사 약물남용자는 이를 중단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③피부에 상처를 내는 시술 행위에 사용되는 기구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 소독 후 사용토록 해야 한다.
④C형 감염 환자는 성행위 상대가 다수일 경우에는 콘돔사용을 권장한다.
⑤C형 간염의 위험인자를 가진 임산부나 의심되는 경우 항체검사를 시행한다.
⑥알코올/비만/인슐린 저항성은 C형 간염의 만성화와 악화에 영향을 주므로 단주/운동/식이 조절을 통한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⑦A·B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없는 만성 C형간염 환자는 예방백신을 접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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