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 손실보상 양당 회동’ 제안에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과 협상할 문제가 아니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9일 선대위 회의에서 자신이 제안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100조원 손실보상 방안이 민주당과의 협상용 카드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집권할 때 바로 코로나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선대위가 검토하는 사항”이라며 “민주당이 생각하는 대처 방안과 우리가 생각하는 대처 방안이 같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손실보상 규모에 대해 “코로나 진행 상황을 봤을 때 어떤 경제적인 결과가 나올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보다 많은 재원이 필요해 50조원을 넘어서 100조원 기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는데 선거 과정에서 국민들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선대위도 코로나 사태를 팔로업할(챙길) 기구가 하나 설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 대표는 전날 김 위원장의 ‘100조원 규모 코로나 손실보상’ 발언과 관련해 양당 간 회동을 제안했다. 그는 “저희 입장은 이재명 후보와 마찬가지로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는 것에 동의하고 환영한다”며 “과연 진정으로 그런 의사가 있는지 방안을 찾기 위해서 김 위원장과 저, 윤호중 원내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간 4자 회동을 제안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한발 물러섰다. 그는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규모를) 50조원을 이야기했지만,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면 100조원을 (지급)할 수 있다는 취지”라며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처리하자는 내용으로, 지금 상황에서 협의할 성격이 아니다”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여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피해지원 100조 기금은 지금 당장 협상하기 위한 대상은 아니라고 입장을 뒤집었다”며 “윤석열 후보 집권 후 코로나대책 수립방안이라는 것인데 황당하다. 한가닥 기대를 가졌을 소상공인에게는 정말 허망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100조 제안에 즉각 4자회동으로 화답했던 우리당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라며 “고작 하룻만에 무책임하게 발을 뺄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목소리 높여 제안을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고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의 소상공인 피해 지원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 된다”며 “소상공인들께서 원하는 것은 말이 아닌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이다. 윤 후보와 선대위의 책임 있는 입장을 요구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