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상화폐(가상자산·코인) 간편결제 서비스가 시행됩니다. 이제 가상화폐가 거래 수단으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해외에서는 보험료를 결제하는 등 가상화폐가 생활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결제 가능한 가상화폐는 페이코인과 밀크코인(포인트 간접 결제)이 있습니다. 다날핀테크에서 발행하는 페이코인은 현금처럼 물건을 살 수 있는 간편 결제 코인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로 페이코인을 구매한 후, 모바일 지갑 앱을 통해 페이코인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됩니다. 삼성페이와 같은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죠.

밀크코인은 기업의 포인트를 가상화폐로 전환한 것입니다. 블록체인 포인트 통합 플랫폼 밀크는 야놀자, 신세계면세점, 인터파크 등 자사 포인트를 밀크코인으로 교환해줍니다. 밀크코인이 상장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팔 수 있고 밀크와 제휴된 기업의 포인트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야놀자의 포인트를 밀크코인으로 바꾼뒤 신세계면세점 포인트로 변경하는 식이죠.

가상화폐로 결제하는 것이 현금 기반 결제와 다른 점은 가격 변동성이 있다는 겁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코인의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죠. 결제 시점의 코인 환율에 따라 상품 가격이 코인으로 환산돼 차감되고 환불할 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제 시작 단계인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코인을 통한 결제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주요 결제사는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마스터카드는 가상화폐로 결제하고 리워드도 받는 직불카드 및 신용카드를 발급할 계획입니다. 소비자는 이 카드를 통해 비트코인 및 다른 가상화폐로 물건을 결제할 수 있습니다.

당시 여론은 가상화폐로 결제 시 가맹점이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손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를 표했는데요. 마스터카드와 협력한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 백트는 거래 내역이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로 보내지기 전에 가상화폐를 상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통화로 바꿔주기로 했습니다. 소비자가 구매할 때 즉시 전환이 이뤄져 가맹점은 가상화폐의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가상화폐로 보험료를 내거나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도 있습니다. 악사 스위스는 스위스에 있는 손해보험 가입자가 비트코인으로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미국 자동차보험사 메트로마일은 가상화폐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했죠. 보험 계약자는 보험료 납부 방식을 달러나 비트코인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국내 보험사들은 가상화폐에 투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험연구원은 가상화폐에 관한 법 제도화가 갖춰지고 있는 만큼 보험업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국내 보험사는 투자 등 가상화폐를 활용할 경우 법적인 리스크가 있지 않을까 도입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토큰(NFT)과 탈중앙금융(디파이·DeFi), 메타버스 등 가상화폐가 활용되는 산업들이 빠르게 확장하는 만큼 이를 발전시킬 방안들이 조속히 마련돼야 겠습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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