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로 ‘확진’ 판정, 괜찮을까

14일부터 한 달 간 시행… 전문가들, 긍정적 평가
확진자 동거인은 지금처럼 ‘3일 이내 PCR 검사’

기사승인 2022-03-12 06: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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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항원검사로 ‘확진’ 판정, 괜찮을까
서울 은평구 신비의숲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방역당국이 오는 14일부터 동네 병·의원의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면 추가 PCR 검사 없이 확진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그 결과가 양성일 경우 추가로 보건소 등에서 PCR 검사를 해 확진 판정을 받아야 한다. 14일부터 한 달간 의료기관의 신속항원검사가 양성일 경우 바로 PCR 검사 확진자와 동일하게 간주된다.

이기일 중앙재난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11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예측도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PCR 검사도 한계까지 도달한 상황이다. 보다 빨리 진단하고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를 빨리 처방해 중증화를 낮추기 위함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전국 7588개 호흡기전담클리닉 및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코로나19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면 검사한 병·의원에서 주의 사항과 격리 의무 발생 사실 등을 바로 안내받고 즉시 격리와 재택치료를 개시하게 된다. 60대 이상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면 바로 팍스로비드(먹는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시 ‘동거인 3일 이내 PCR 검사’ 시스템은 당분간 유지된다. 동거인에 대해 향후 신속항원검사로 확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또한, 방역당국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의 양성예측도가 높아졌지만 음성예측도도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음성이더라도 임상 증상이 뚜렷하게 있고 의료진이 한 번 더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PCR 검사도 가능하다.

전문가들도 해당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작에 바꿨어야 했다. 때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PCR 검사는 검사를 받으려고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검사 결과도 하루 이틀 뒤에 나왔다. 확진자가 폭증할 때는 신속항원검사가 양성이면 90% 이상 양성이라고 봐도 된다. PCR 검사 역량에도 한계 있고 유병률이 높은 만큼 신속항원검사 결과로도 확진 판정을 내려도 된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진단과 처방을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전혀 증상도 없는 접촉자라면 동네 병·의원에서 오히려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임신진단키트와 마찬가지로 집에서 본인이 자가검사키트 등을 확인하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의료계에 추가적인 행정 부담을 전가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의사회는 10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의료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 방안을 고민하는 대신, 복잡한 감염병 발생 신고서 양식에 맞춰 1급 감염병으로 즉시 신고하도록 강제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고압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에 추가적인 행정부담을 전가하고 강압적으로 신고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코로나19 오미크론에 대한 1급 감염병 대응 체계를 완화해야 한다”며 “지난 2년 코로나19 방역 일선을 지켜온 의료기관에 대한 통제와 억압 시도를 중단하고 의료기관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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