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날리는 태풍 힌남노가 온다…우리집 피해 막으려면

기사승인 2022-09-05 15:11:01
- + 인쇄

바위 날리는 태풍 힌남노가 온다…우리집 피해 막으려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로 북상 중인 4일 제주 서귀포시 법환포구 인근 해상에 파도가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빠르게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 부산·경남 만조 시간대인 오는 6일 새벽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5일 오후 1시 기준 제주 서귀포 남남서쪽 약 4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7㎞로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30hPa, 최대풍속 50㎧(시속 180㎞)로 ‘매우 강’ 단계다.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가는 강도다. 국내에 상륙했던 태풍 중 가장 강했던 지난 1959년 ‘사라(951.5hPa·부산)’와 두 번째로 강했던 2003년 ‘매미(954hPa·통영)’를 넘어선다. 

현재 간접영향권에 들어선 제주도에는 비바람이 들이닥치고 있다. 제주 온평어촌계 인근에 설치된 재해위험지구감시 CCTV에는 거센 바람과 함께 파도가 크게 일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비바람으로 인해 CCTV는 덜덜 떨렸다. CCTV 렌즈는 빗방울이 맺혀 흐릿해져 있었다.
바위 날리는 태풍 힌남노가 온다…우리집 피해 막으려면
제주 온평어촌계 인근에 설치된 재해위험지구감시 CCTV 캡처.

기상청의 분석자료를 보면 이날 오전 5시22분 기준 제주 한라산 삼각봉의 순간풍속은 34.5㎧(시속 124㎞)에 달했다. 윗세오름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34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부지역인 대정읍에도 시간당 50㎜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침수 피해도 속출했다. 제주시내 주택과 상가 11개, 차량 1대가 물에 잠겼다.

힌남노의 제주 최근접 시점은 오는 6일 0시쯤이다. 통영에는 오전 6시쯤 도달할 전망이다. 중심기압 940hPa, 중심풍속 47m/s, 강풍반경이 410㎞로 매우 강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육상 도달은 힌남노 이동 속도가 다소간 바뀌면서 전날 최근접 예상보다 약 2시간 가량 빨라졌다.

기상청은 경남 해안을 중심으로 폭풍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예상대로면 6일 힌남노가 남해안을 지나는 시간대는 만조 때와 맞물린다. △서귀포(05시20분) △목포(09시36분) △여수(05시05시) △마산(04시48시) △거제(04시41분) 등이다. 만조 시간대에는 해수면 높이가 더욱 높아져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힌남노 현황 및 전망 브리핑을 통해 “지금부터는 시설물 점검 등의 단계가 아니라 인명피해 예방 단계”라며 “외출을 한다거나 상황을 살피러 나가지도 말고 안전한 곳에 머물며 인명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바위 날리는 태풍 힌남노가 온다…우리집 피해 막으려면
서울 한강 잠수교가 지난달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행정안전부는 시민 안전을 위해 외출 자제 및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부득이하게 나가야 한다면, 끈이 없는 운동화나 장화 등 착용해야 한다. 감전 사고를 막기 위해 하수도·배수구·맨홀 주변에는 접근하지 않는다.

운전 중이라면 1∼2단 기어를 사용해 감속 운행한다. 앞차와의 거리도 평소보다 2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 시간당 50~100㎜ 이상의 비가 내린다면 지하 도로나 터널은 우회한다. 차량 타이어의 1/3이 물에 잠기면 차를 두고 신속하게 대피한다. 자재가 바람에 날릴 위험이 있는 공사장 근처는 피한다. 가로등이나 전신주·신호등도 감전 위험이 있으니 주의한다.

시설물 피해에도 대비해야 한다. 아파트나 건물 지하주차장은 태풍과 동반하는 폭우에 취약하다. 모래주머니, 물막이 판 등을 이용해 침수를 예방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등은 미리 결박한다. 가정의 하수구나 집 주변의 배수구를 미리 점검하고 막힌 곳은 뚫는다. 

실내에서는 유리창 파손을 주의해야 한다. 창문은 창틀에 단단하게 테이프 등으로 고정한다. 종이나 헝겊, 스펀지를 끼워서 흔들림을 방지한다. 창문이나 유리문에서도 되도록 거리를 유지한다. 창문이 없는 방이나 집안의 제일 안쪽으로 이동해 있으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바위 날리는 태풍 힌남노가 온다…우리집 피해 막으려면
주민 구조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4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의 한 주택가가 물에 잠겨 소방대원이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 제주에는 6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400㎜ 이상, 산지에는 600㎜ 이상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비상용품도 준비한다. 비상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응급 용품은 미리 배낭에 넣어둔다.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욕실 등에 미리 물을 받아둔다. 정전에 대비해 비상용 랜턴, 양초, 배터리 등을 미리 마련해둔다.

가까운 대피 장소를 알아두는 것도 상책이다. 행정안전부의 안전정보앱 ‘안전디딤돌’에서 기상 정보와 재난별 상황에 따른 행동요령과 대피소를 조회해 볼 수 있다. 앱 내에서 ‘대피소조회’를 누른 다음 지역을 설정하면 대피소와 임시주거시설·응급의료센터·병원·약국 등의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중대본이 3단계로 격상되는 만큼 지자체와 관련 공공기관도 최고 수준의 대응 단계를 가동할 것”이라며 “해안가·하천변 등 위험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외출을 삼가시길 거듭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