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5일 만에 정상 올라선 ‘데프트’ 김혁규 [롤드컵]

기사승인 2022-11-06 15: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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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5일 만에 정상 올라선 ‘데프트’ 김혁규 [롤드컵]
DRX '데프트' 김혁규.   라이엇게임즈 중계화면 캡처

‘데프트’ 김혁규가 마침내 소환사 컵을 들어올렸다. 2013년 4월 3일 MVP 블루(현 젠지 e스포츠) 소속으로 데뷔한 지 3505일 만이다.

DRX는 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T1과의 결승전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시즌 6위로 시작해 가까스로 롤드컵 진출 막차 티켓을 끊은 DRX는, 대회에서 최장기간 생존하며 끝내 최정상에 섰다.

이날 김혁규는 라인전서 구마유시 ‘이민형’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제 역할을 수행하며 쓰러지지 않았다. 특히 승부의 향방이 걸린 5세트에는 성장이 말렸음에도 ‘케이틀린’으로 끝까지 생존하면서, 후반에 엄청난 데미지를 쏟아냈다. 승리를 확정짓는 순간, 김혁규는 번쩍 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김혁규는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했다. 그는 “제가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LoL인데, 여기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나중에 살면서 정말로 후회할 것 같았다”며 “포기하고 싶었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힘들었던 순간들이 정말로 많았지만, 팬들이 있어서 쓰러지지 않았다”며 “오랜 기간을 함께해준 친구 같아서 정말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022 롤드컵 내에서 DRX의 행보를 가장 적확하게 표현한 문장이다.

유독 롤드컵과는 연이 없었던 김혁규는 9년이라는 인고의 시간 끝에 소환사 컵을 들어 올렸다. 온갖 역경이 있었지만, ‘꺾이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김혁규는 결국 정상에 올라서게 됐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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