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김포·강화도 영공 침범… 일부는 서울까지

기사승인 2022-12-26 18: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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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김포·강화도 영공 침범… 일부는 서울까지
지난 2017년 6월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26일 북한 무인기 여러 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5분부터 북한 무인기 여러 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경기도 김포와 인천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다. 1대는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무인기들은 지난 2014년 남측에서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와 비슷한 크기로, 각기 다른 형태의 항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공군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 대응 전력을 투입해 격추 작전에 나섰다. 이날 오전 11시39분 공군 원주기지에서 이륙하다가 추락한 KA-1 경공격기는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 지원을 위해서 투입됐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앞바다의 어선과 여객선은 안전 해역으로 이동 조치됐다. 인천해경서는 이날 오후 1시21분 해군 2함대로부터 북한 무인기와 관련한 연락을 받고, 7분 뒤 강화도 만도리 어장에서 조업하던 어선 4척과 인천에서 연평도로 향하던 여객선 1척을 안전 해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3시부터는 어선 조업과 여객선 운항이 재개됐다.

항공편 운항에도 일시적인 차질이 빚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포공항은 이날 오후 1시8분부터 항공기 이륙이 중단됐다. 곧이어 인천공항 역시 오후 1시22분부터 항공기 이륙이 일시 중단됐다. 이륙 중단은 두 공항에서 모두 오후 2시10분에 일괄 해제됐다. 이에 따라 김포공항은 총 1시간2분, 인천공항은 총 48분 동안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했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은 약 5년6개월 만이다. 앞서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북한 무인기가 발견된 이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당시 발견된 무인기는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일대 촬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몇 달간 한미연합연습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 일환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해상완충구역을 향한 포 사격, 전투기를 비롯한 군용기 대규모 출격 등을 감행하며 한반도의 긴장감을 고조해 왔다.

이번 무인기는 9·19 군사합의 무력화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앞서 2018년 체결된 9·19 군사합의는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서부지역은 10km, 동부지역은 15km 안에서 무인기 비행을 금지한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