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나면 뱉어요” ‘토마틴 과다’ 방울토마토 먹고 구토·복통

낮은 온도 노출로 토마틴 생성 활성화
해당 품종 출하제한 조치 명령

기사승인 2023-03-31 10: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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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 나면 뱉어요” ‘토마틴 과다’ 방울토마토 먹고 구토·복통
사진=연합뉴스

최근 방울토마토를 먹고 구토나 복통을 겪었다는 사례 접수가 잇따르자 정부가 조사를 벌였다. 정부는 덜 익은 토마토에 존재하는 ‘토마틴’ 성분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충남농업기술원 등 관계 기관, 영양·독성 전문가와 함께 긴급 협의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구토 등을 유발한 원인으로 식물의 자기보호물질인 토마틴을 꼽았다. 협의회는 특정 품종(국내 품종 등록번호 HS2106)의 토마토가 숙성 단계에서 평년보다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서 토마틴이 많이 생성된 걸로 봤다. 또 충분히 익은 후에도 토마틴 성분이 남아 쓴맛과 식중독 유사 증상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품종이 아닌 토마토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충남농업기술원은 해당 품종 수확기인 1월 하순에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약 3℃ 정도 낮아 토마토가 저온 생장하면서 토마틴이 생성된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식중독 유사 증상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는 해당 토마토 재배농가는 3곳으로, 이 중 1곳은 이미 토마토를 폐기해 시중에 유통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나머지 2개 농가를 대상으로 일시적 출하 제한 조치 명령을 내렸다. 정밀검사 결과 일반 토마토와 차이가 없다는 증거가 확보되면 출하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달 들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급식으로 방울토마토를 먹은 일부 어린이가 구토와 복통 등의 증상을 보였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식약처는 그 원인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문제가 된 토마토의 품종이 모두 HS2106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른 식중독균이나 잔류 농약 등 일반적 식중독 원인과는 연관성이 없었다. 

식약처는 방울토마토를 먹다가 쓴맛이 느껴질 경우 섭취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토마토 섭취 후 1시간 이내에 식중독 유사 증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회복이 어렵지 않은 만큼 구토나 설사를 억제하는 약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섭취량이 많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엔 바로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