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죄” 첫 형사기소 트럼프, 법정 나와 지지자들과 생일 축하

트럼프, 법정 출석 전 SNS에 ‘마녀사냥’ 주장

기사승인 2023-06-14 07: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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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죄” 첫 형사기소 트럼프, 법정 나와 지지자들과 생일 축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州) 그라임스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불법 기밀 문건 유출 논란으로 연방 기소를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죄를 주장했다. 건국 이래 전직 대통령이 연방법원에 출석한 첫 사례로, 13일(현지시간) 연방법원에 처음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을 나와 인근에 있는 쿠바 식당을 찾아 지지자들과 함께 했다.

CNN·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법원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에게 적용된 37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국방 관련 기밀 문건을 의도적으로 보유한 31건을 비롯해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연방 검찰에 의해 형사 기소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 토드 블란체는 이날 탄원서를 제출하며 “확실히 무죄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인 알리나 하바는 법원 앞에서 트럼프 기소를 두고 “독재국가들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오늘은 도전적인 트럼프에 대한 것도, 내년 대선에 대한 것도 아니다. 이 나라를 오래 갈라놓은 미국의 원칙을 파괴하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 서기 전 지문을 찍는 등 절차를 진행했지만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 촬영은 하지 않았다. 또 법정에서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원 출석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기소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며 “우리는 쇠퇴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절차상 체포돼 구금 상태였지만, 기소인부 절차를 진행한 조너선굿맨 판사는 그가 도주 위험이 없다고 판단해 석방했다. 다만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께 기소된 월트 나우타 보좌관과 소통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또 검사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변호사를 통하지 않고 사건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잠재적 증인들의 목록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법원에서 기소인부 절차를 마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근에 있는 리틀 하바나 지역의 한 쿠바 식당인 베르사유를 방문했다. AP통신은 “베르사유는 마이애미를 방문하는 정치인들의 랜드마크”라며 플로리다 남부의 핵심 선거구에서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들이 꼭 찾는 명소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식당을 들어서면서 수십명의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또 엄지를 치켜세우고 자신이 살테니 모두 음식을 즐기라고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생일날, 우리는 통제 불능의 정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모인 지지자들은 다음날 77번째 생일을 맞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생일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식당에는 트럼프와 함께 기소된 나우타 보좌관도 함께 자리했다. 그는 이후 이날 저녁 예정된 모금 행사 참석을 위해 마이애미를 떠나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으로 이동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