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람 아녔어?” 보험업계 접수한 AI [알기쉬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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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3-07-20 06: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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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람 아녔어?” 보험업계 접수한 AI [알기쉬운 경제]
‘좋은 소식의 시작’ 삼성생명, AI 기반 광고 캠페인.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광고 제작이 보험업계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때 돌풍을 일으킨 가상인간 모델은 가고 AI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 보험을 떠올릴까. 아플 때 힘들 때 걱정될 때. 삼성생명은 바꾸고 싶었습니다. 좋을 때, 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자”

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이 지난달 19일 ‘좋은 소식의 시작’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업계 최초 100% AI 제작입니다. 왜 광고 모델 섭외, 촬영 진행이라는 기존 제작 방식이 아닌 새로운 길을 택했을까요. 한 마디로 차별화를 위해서입니다. 소비자들이 평소 생각하는 보험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정의하고, 차별화된 보험회사 역할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게 담당자 설명입니다.

광고 영상의 모든 이미지, 배경음악, 징글(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짧은 길이의 곡)은 AI 프로그램 및 툴을 활용해 만들어졌습니다. 다채로운 표정과 디테일을 확보하려 3개월간 총 1만 장이 넘는 AI 프로그램 생성 이미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AI가 주로 서양 기반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탓에 한국인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네요.

지난 5월에는 작사와 작곡 모두 AI 프로그램과 챗GPT를 활용해 만든 노래 ‘시작’을 음원 사이트에 등록하는 등 삼성생명에서는 AI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진짜 사람 아녔어?” 보험업계 접수한 AI [알기쉬운 경제]
삼성생명 유튜브.

삼성생명 관계자는 “저작권 이슈를 고려해 특정한 화풍, 이미지, 캐릭터 등을 활용하거나 패러디 하는 부분은 완전히 배제했다. 일상적으로 공감 가능한 풍경, 인물 이미지 중심으로 제작했다”면서 “‘전형적인 보험사 광고의 틀을 깼다’, ‘AI광고 생경함이 놀랍다’ 등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KB라이프생명도 AI 딥러닝과 디에이징 기술을 이용한 ‘라이프를 나름답게’ 광고를 선보였는데요. 지난 1월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통합, KB라이프생명으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며 선보인 광고 캠페인입니다. ‘타임슬립’ 콘셉트를 활용해 윤여정 배우 20대 신인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일생을 담은 광고로 소비자 호응을 얻었습니다.

전문가는 미래 광고산업에서 AI가 광고 캠페인 성공 여부 가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지난달 21일 박종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미디어광고연구소 연구위원은 리포트를 통해 생성형 AI는 특히 인간의 질문에 대한 답을 글, 이미지, 영상, 음악 등 양식으로 제시해주기 때문에 광고 기획을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서 생산적 도구로 쓰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AI는 빠른 속도로 전 산업 영역에 스며들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가 최근 발간한 ‘생성형 AI의 경제적 잠재성’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2030~2060년 사이 인간 업무의 절반 이상을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간 약 3385조 원(2조 6000억 달러)에서 약 5731조 원(4조 4000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그러나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논쟁거리입니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저작물로 인정할지 여부도 분분합니다. 미국에서는 자신의 저작물이 동의 없이 AI 대규모 언어 모델 훈련에 사용됐다면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메타를 상대로 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는 각국은 활발하게 AI 규제 마련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앞서 나가는 유럽연합(EU)에서는 지난달 세계 최초 AI규제법 관련 협상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순조롭게 입법이 마무리되면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9월까지 저작권 관점에서 AI 산출물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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