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우승 꿈꾸는 ‘페이커’ “한국서 열리는 대회, 좋은 경험 될 것” [롤드컵]

기사승인 2023-11-15 20: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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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의 우승 꿈꾸는 ‘페이커’ “한국서 열리는 대회, 좋은 경험 될 것” [롤드컵]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사진=임형택 기자

7년 만에 정상 탈환을 꿈꾸는 ‘페이커’ 이상혁이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15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파이널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한국과 중국 양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오는 19일에 한국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2시드인 T1과 중국 ‘LoL 프로리그(LPL)’ 4시드 웨이보 게이밍이 고척 스카이돔에서 월즈 우승을 두고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T1을 대표하는 선수인 이상혁은 “한국에서 열리는 월즈 결승전에서 뛰는 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또 경기를 뛸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이전에 월즈 진출에 실패한 시즌도 있었는데, 그런 경험이 있는 만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2013년에 데뷔한 이상혁은 어느덧 10년째 프로게이머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꾸준히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결승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있다. 또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여전히 즐겁다. 그런 과정에서 스스로 발전하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하기에 계속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T1에서 ‘원클럽맨’으로 활약 중인 이상혁이지만, 그도 월즈 우승과는 연이 멀어진지 오래다. 2013년, 2015년, 2016년에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에는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특히 2017년과 2022년에는 각각 삼성 갤럭시(현 젠지e스포츠)와 DRX에게 밀려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7년 만에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은 이상혁이다.

이상혁은 “이번 결승전에 도전하게 됐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력하고 성장하는 기회가 있다는 게 나에게 있어 가장 감사하다”라면서 “그 동안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발전했다고 느끼는데, 그 중에 가장 큰 것이라면 마인드의 변화”라고 전했다.

7년 만의 우승 꿈꾸는 ‘페이커’ “한국서 열리는 대회, 좋은 경험 될 것” [롤드컵]
15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파이널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T1 선수단. 사진=임형택 기자

이번 대회에서 T1에게 가장 큰 위기가 있었다면 지난 1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징동 게이밍과 4강전이다. 징동은 올해 LPL 스프링과 서머 시즌을 제패했고,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LoL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에서도 우승했다. 월즈만 우승하면 LoL e스포츠에서 전무후무한 ’캘린더 그랜드 슬램(한 시즌 전 대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T1은 징동을 상대로 3대 1 승리를 거두며 징동의 꿈을 무너트렸다. 특히 이상혁은 3세트 막바지 ‘아지르’로 상대의 에이스인 ‘룰러’ 박재혁을 잡아내면서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플레이를 만들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고 이상혁은 카메라 감독이 엄지를 밑으로 내려 상대를 도발하는 자세를 부탁하자 고개를 흔들며 거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혁은 “4강이 끝나고 느낀 감정은 단순 ‘상대방을 뛰어넘었다’보다는 ‘좋은 경기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였다면서 ”스포츠맨십으로서 보단 순순히 개인적인 감정이었고, 많은 분께 보여지는 스포츠선수로서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팀원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결승전에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도 느꼈지만 LoL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흔치 않고 감사한 기회인 만큼 스스로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고 팀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올 시즌 힘든 과정을 겪기도 했던 T1이다. 스프링 시즌에 준우승을 차지한 뒤 서머 시즌 도중에는 이상혁이 손목 부상으로 8경기를 결장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T1은 1승 7패로 다소 부진하기도 했다.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은 “스포츠는 질 때도 이길 때도 있다. 패배했다고 마냥 좌절하는 것 보다는 더 나아질려고 노력을 했다. 전보다 나은 성적을 내려고 지금도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은 괜찮은 폼으로 모두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다”고 위기 극복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끝으로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은 웨이보가 3대 1 승리를 예측하자 이에 대해 “웨이보가 워낙 잘하는 팀이라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자신이 있는 상태다.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3대 2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장충=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