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4번째 별을 다는 데까지 이제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T1은 오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중국 LoL 프로리그(LPL) 4시드 웨이보 게이밍과 결승전을 치른다.

2013년, 2015년, 2016년에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리면서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자랑하는 T1이지만, 2016년 이후 우승 트로피와 거리가 멀었다. 2017년과 2022년에는 각각 삼성 갤럭시(현 젠지e스포츠)와 DRX에게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다. 7년 만에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은 T1이다.

또한 T1은 이제껏 한국에서 열린 월즈(2014년과 2018년)에는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참가하지 못했는데, 올해 홈 코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T1을 상징하는 선수인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또한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2013년 SKT T1 K(현 T1)에서 데뷔한 그는 T1의 살아있는 역사다. 11년 동안 T1에서만 뛴 그는 T1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이번 월즈에서 우승한다면 이상혁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월즈를 네 번 우승하는 선수가 된다. 월즈에서 역대 3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는 이상혁과 함께 활동했던 ‘벵기’ 배성웅(은퇴)이 유일하다.

또 이상혁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열린 월즈 또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기에 이번 기회에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린다면 한국 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T1의 경기력은 지금 최고조에 오른 상태다.

T1은 대회 초반만 하더라도 폼이 좋지 않다는 평을 받았지만, 3승 1패로 스위스 스테이지를 통과한 이후 8강에선 리닝 게이밍을 3대 0으로 완파하고 4강에선 징동 게이밍을 3대 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대회 초반만 하더라도 바텀에서는 ‘알리스타’ ‘라칸’ 등 후반 한타를 도모하는 플레이 메이킹 위주의 서포터 챔피언들이 각광을 받았다. 이로 인해 원거리 딜러 역시 후반 활약도가 좋은 ‘자야’ ‘카이사’ 등이 자주 기용됐다.

하지만 T1의 강력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상대를 깨부시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메타의 흐름도 사거리가 길고 초반 라인전이 강력한 ‘애쉬’ ‘레나타 글라스크’ ‘바드’ 등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사실상 T1이 메타를 만든 셈이나 다름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T1이 지금 메타에서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T1이 상대하는 웨이보는 결승까지 올라올 것이라 점찍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징동, 빌리빌리 게이밍(BLG), 리닝 등 같은 리그의 강팀에 밀려 주목도가 밀렸다.

하지만 웨이보는 극적으로 스위스 스테이지를 통과한 이후 NRG e스포츠와 BLG를 차례로 결승에 도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탑라이너 ‘더샤이’ 강승록과 정글러 ‘웨이웨이’ 웨이보한의 활약이 돋보였다. 

양 국을 대표하는 미드라이너 이상혁과 ‘샤오후’ 리유안하오의의 맞대결도 눈에 띈다. 이상혁은 월즈에서 3번 우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리유안하오는 MSI에서 3번 우승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각 국을 대표하는 만큼 두 선수는 국제 무대에서도 자주 만났다. 두 선수는 총 28세트를 격돌했는데, 다전제(5전 3선승제) 기준 이상혁이 4승 1패로 크게 앞선다. 두 선수 모두 팀을 지탱하는 선수인 만큼 경기 도중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여기에 웨이보의 사령탑 ‘대니’ 양대인 감독의 밴픽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양 감독은 다전제 경기에서는 허를 찌르는 밴픽으로 상대를 혼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BLG와 4강전에서도 탑 ‘그레이브즈’ 서폿 ‘케이틀린’ 등으로 상대를 흔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오프닝 세리머니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프닝 세리머니에는 2023 월즈 주제곡인 ‘GODS’를 부른 ‘뉴진스’와 '가상 아티스트 ‘HEARTSTEEL(하트스틸)’이 출연, 열기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또한 광화문 광장에서 결승전 거리 응원을 진행한다. 5000명이 한 자리에서 응원전을 펼칠 수 있도록 광화문 광장 육조거리에 대형 무대를 설치했다. 선착순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극장 CGV 전국 43개 지점, 100여 개의 상영관에서 이번 결승 무대를 관람할 수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