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운 개인전 ‘풍경 같은’ 이달 28일까지 가람화랑

평론가 박영택 "자연과 공존하는 인간의 자리가 박힌 작품"
이탈리아 시칠리아 모습까지 더해 풍경화 감상의 즐거움

기사승인 2023-11-21 13: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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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가 최석운 개인전이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람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그동안 인물을 주로 그려온 작가가 본격적인 풍경화가로 전환하는 순간이다. 국내에 일정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의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업실이 있는 경기도 양평, 레지던스 작가로 머물렀던 전남 해남의 산야에다 최근 다녀온 이탈리아 시칠리아 모습까지 더해 풍경화 감상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최석운 개인전 ‘풍경 같은’ 이달 28일까지 가람화랑
'팔라르모 가는 길'

사실 작가의 풍경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갤러리 이주에서 선보인 ‘여행’ 전에서 이미 선보였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쭈뼛쭈뼛 망설이는 기색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과감한 구도로 포착한 자연을 자신감 있게 드러내고 있다. 남도의 황톳빛 땅에서는 강인한 생명력을, 그것을 일구는 농부의 모습에는 고독과 권태를 담는 내는 식이다.
최석운 개인전 ‘풍경 같은’ 이달 28일까지 가람화랑
‘아침과 점심 사이’

작가가 풍경에 꽂힌 까닭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 사는 방식이나 자연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더라. 인간 속에 풍경이 있고, 풍경 속에 인간이 있었다.” 인간은 인간대로, 자연 속의 나무와 땅과 집들은 또 그것들끼리 서로 어울려 사는 것이 삶이고 풍경이라는 것이다.

평론을 쓴 박영택(경기대 교수)은 “최석운의 그림에는 사람들이 사는 일상의 이모저모가, 소소한 생의 편린이 흩어져 있고 자연과 공존하는 인간의 자리가 박혀 있다”며 “그의 그림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서사를 들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최석운 개인전 ‘풍경 같은’ 이달 28일까지 가람화랑
'임하도의 봄'

전시에는 작가의 해학적 그림을 좋아하는 관객을 위해 인물과 동물과 풍경을 버무린 그림도 빼먹지 않고 등장한다. ‘두 남자의 바다’ ‘로즈마리와 고양이’ ‘아침과 점심 사이’ ‘산책’ 등이 그렇다. 최석운 특유의 해학과 유쾌한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들이다.

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