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 향한 ‘개딸’의 도 넘은 도발

박한울 중앙위원 소신 발언, 왜곡·폄훼
안 한 발언, 한 것처럼 거짓 묘사
모욕죄 및 명예훼손죄 소지도

기사승인 2023-12-07 18: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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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 향한 ‘개딸’의 도 넘은 도발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표가 7일 중앙위원회의에 앞서 당내 다양한 의견 청취를 약속했지만, 지지자들은 청년 정치인들의 소신 발언마저 ‘헛소리’로 치부하면서 ‘청년 정치’를 조롱하고 있다. 당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일단 까고 보는 모습으로 민주주의와 먼 모습이다.

박한울 전국대학생위원회 수석 대변인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차 중앙위원회의 자유 토론에서 중앙위원의 한 사람으로 소신 발언했다. 민주당의 당세가 약한 영남 출신의 청년 정치인으로서 이날 중앙위원회에 상정된 ‘대의원제 축소’ 안건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논리를 편 것인데 일명 ‘개딸’들은 그의 주장을 왜곡·폄훼했다.

박 중앙위원은 “울산에서 활동하는 제게 그나마 (당권 주자들이) 관심을 줄 때가 전당대회였다”며 “현행 대의원제가 아니었다면 굳이 영남과 청년의 현실을 듣고자 하지 않고 표가 되는 수도권, 호남 및 40대 이상의 압도적인 당원의 목소리만 수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건이 통과되고 대의원 비율이 축소된다면 그만큼 청년의 목소리와 열세 지역의 대의성이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며“더 이상 이분법적 논리, 선악 구분으로 정당을 이끌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의원 비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기득권자가 대의원을 마음대로 지명하고 추천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권리당원이 대의원을 선출하는 제도 구축에 힘을 쓰는 게 문제 해결의 본질”이라고 부연했다.

전당대회에서 당원 비중을 늘리고 대의원의 비중을 낮추는 게 문제 해결의 본질이 아니라는 점을 짚고, 대의원제를 잘 활용하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박 위원의 주장은 이재명 지지자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 평가됐다. 박 위원이 하지 않은 말을 마치 그가 한 것처럼 왜곡해 기득권 옹호 청년 정치인으로 거짓 묘사했다.

이재명 대표 극성 지지자 모임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날 오후 ‘박한울 헛소리’라는 제목의 글이 올려졌다. 해당 글은 박 위원이 하지 않은 ‘대의원제 폐지 1인 1표제하면 기득권을 인정 안 해주는 비민주적 정당’이라는 발언을 마치 그가 한 것처럼 적고서는 “이런 게 청년 정치 운운하고 있으니 참담하다. 너도 민주당에서 나가라”라고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당 대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지지자들은 정반대의 행보를 하면서 당 대표의 말을 무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주로 모인 커뮤니티이지만, 해당 공간은 공연성이 인정된다. 박 위원의 고소 여부에 따라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등 법적 조치도 가능하다.

일명 ‘개딸’들이 한 명의 청년 정치인에게 강한 반감을 드러내는 것은 그가 속한 조직 때문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에 소속돼 있는데 해당 단체는 올해 5월 기자회견을 통해 당에 쓴소리를 냈다.

당시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으로 당의 도덕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일던 당시인데 전국청년위원회의 당 쇄신 촉구 기자회견이 이 대표를 향했다고 본 것이다.

박 위원은 쿠키뉴스에 “자유 발언하고 내려오니 이번 안건에 대해 뜻을 달리하는 다른 선배 정치인들은 ‘네 말도 분명히 일리 있다. 용기 내서 말 잘했다’고 칭찬했다”며 “다른 생각은 발언하지도 못하게 하는 게 민주당의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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