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참 미안하다’던 이재명, 그저 총선용 발언이었나

‘랩2030’ 본선 발표식 불참…영상 축사조차 없어
정책 결정권자 당 지도부 한 명도 안 와
전예현 “선거 임박해 제한된 행사…관심 없고 해법 없어”

기사승인 2023-12-19 06: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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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참 미안하다’던 이재명, 그저 총선용 발언이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청년이 시키는 대로 다 하겠다. 청년에게 참 미안하다”

지난 8월 18일 LAB(랩)2030 출범식에서 청년 문제에 관심을 두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이 무색하게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무시 기조가 감지된다. 

17일 오후 1시 서울 강서구 강서대 대강당에서 열린 ‘랩2030’ 정책폴리마켓 본선 발표대회는 지난 8월 민주당이 출범시킨 청년 정책 그룹의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당 지도부의 참석이 기대됐지만, 그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지만 당 대표도 참석하지 않는 행사에 대중의 관심은 낮았다.

휴일 바쁜 일정, 휴식 등이 이재명 대표의 불참의 이유일 순 있지만, 당 대표의 영상 축사 하나가 없었다는 사실은 민주당이 청년을 대하는 현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바쁜 일정을 쪼개 가면서 지역 현장을 찾고 요양시설을 찾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18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랩2030 출범식에 참석해 청년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진정성 있는 당의 정책 대응을 약속했다. 청년이 시키는 대로 모두 다 하겠다면서 청년에 대한 민주당의 진심을 보였으며 여기서 나온 청년 정책들을 내년 총선 공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도 공언했다.

하지만 약속의 모습과 달리 이 대표는 청년 정책이 발표되는 현장을 찾지 않았다. 제안된 청년 정책 중에서도 엄선된 10건을 발표하는 자리인 만큼 진짜 청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만, 가볍게 여긴 것이다. 대표의 영상 축사는커녕 축전도 없었다. 

이날 현장을 찾은 현역 의원은 ‘랩장’이자 심사위원을 맡은 홍정민 의원이 유일했다. 당의 정책 결정 선상에 있는 이들은 하나도 없었다. 

‘청년에게 참 미안하다’던 이재명, 그저 총선용 발언이었나
지난 8월 18일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에서 열린 ‘LAB2030’ 출범식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승은 기자

청년 정치와 정책을 꾸준히 연구해온 전예현 우석대 교수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수혜자 청년의 관점에서 정책 제안을 받는 행사를 기획했다는 점에서 꽤 긍정적이지만, 선거가 임박해 급하게 진행해 일부 핵심 당원·지지자 그룹 중심 행사로 제한된 건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랩2030’ 출범 때 이 대표는 ‘지역소멸과 수도권 집중 막기 위한 균형전략’등을 근본적 해결책으로 강조했는데 이에 대한 큰 그림은 당 차원에서 보이지 않는다”며 “지도부가 관심을 두고 청년 문제 해결에 나서야만 청년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한 청년 당원은 쿠키뉴스에 “청년 얘기를 들어준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너무 보여주기·생색내기식 행사에 그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당이 청년 정책을 총선 공약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진심이 드러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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