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 선언한 청년들…“비리 터져도 ‘쉬쉬’, 기득권 정당”

민주당 청년·대학생 당원 탈당 기자회견
개인 판단 따라 합류 신당 선택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다양 연령대
“양당 정치에 희망 못 얻어…탈당에 초점 맞춰 달라”

기사승인 2024-01-16 11: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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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탈당 선언한 청년들…“비리 터져도 ‘쉬쉬’, 기득권 정당”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청년 당원들은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황인성 기자

“믿었던 민주당, 이젠 못 믿겠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청년 당원들이 민주당에 실망감을 표하며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청년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 양당 구조를 더 이사이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이유다.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청년 당원들은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 탈당 의지를 밝혔다. 탈당 후 각자 신념에 따라 여러 신당에 합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들은 “아쉽고 안타깝고 두렵지만 저와 제 동지들은 이 길을 가기로 했다”며 “천 명의 청년 당원들과 함께 민주당을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지켜온 가치와 비전은 처참히 허물어졌고, 제 가슴을 가득 채웠던 ‘민주당원’이란 자긍심은 자괴감과 무력감으로 바뀐 지 오래다”라며 “돈봉투·성비위 등 당내 부패와 비리가 터져도 반성과 성찰 없이 기득권만 지키는 정당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대 초반 대학생 당원부터 4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청년 당원들이 참석했다. 평생 해외에서 탈당을 위해 귀국한 당원부터 청년을 무시하고 신경쓰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다는 이까지 다양했다.

해외에 평생 살다가 대학에 입학을 위해 한국에 온 대학생 최용준씨는 “해외서 생활할 때부터 민주당에 가입해 청소년 단체 활동부터 해왔다”며 “이재명 체제가 된 이후로 양극화 정치가 심각해졌는데 지금의 양당 체제가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는지 회의감이 크다. 고심 끝에 귀국해서 탈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탈당 선언한 청년들…“비리 터져도 ‘쉬쉬’, 기득권 정당”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청년 당원들은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다. 사진=황인성 기자

한편 이날 참석한 탈당 선언자들은 신당 합류 의지도 밝혔다. 각자 판단에 따라 각기 다른 신당에 합류할 계획으로 민주당에 실망한 청년들이 탈당했다는 데 초점을 맞춰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당에 합류하는 것이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거나 당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그보다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으며 이날 참석자 대부분이 생업이나 학업에 종사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규 더불어민주당 ‘의정부을’ 청년위원장은 “최근 만난 20대 당원들에게 ‘민주당이 청년을 이용만 하는 것 같다’, ‘청년은 그냥 버려지고 보호 못받는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민주당을 떠난다고 욕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정말 열심히 한 만큼 실망감도 크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