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위험 높이는 ‘심방세동’…자각증상 없어 더 문제

기사승인 2024-02-01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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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위험 높이는 ‘심방세동’…자각증상 없어 더 문제
고려대안산병원

심방세동은 비정상적인 심장의 리듬을 특징으로 하는 부정맥 질환의 일종이다. 문제는 환자의 약 30% 정도는 두근거림과 같은 자각증상이 없어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이다. 심부전, 뇌경색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승용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들에서 알 수 있듯 심방세동을 일찍 치료할수록 정상맥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 치료 결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부정맥 질환의 일종인 심방세동은 두근거림, 실신, 흉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심부전, 뇌경색, 치매, 허혈성 심장질환 및 신장질환 등의 위험뿐 아니라 사망률도 높이는 만성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두근거림이 느껴지면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환자의 약 30%는 두근거림 같은 자각증상이 없어서 조기 진단과 치료 적기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같은 심방세동 환자라도 증상이 없거나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증상이 있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3배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장의 심실로 혈액이 잘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심실이 불규칙하게 수축해 충분한 양의 혈액을 힘 있게 짜내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심장의 전체적인 기능이 감소하게 되어, 신체 각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 상태가 된다. 더불어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면 심장 안에 혈전이 잘 생기는데, 이것이 주변 혈액과 결합하고 커지다가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으면 뇌 조직을 괴사시키는 뇌경색이 발생한다.

심방세동은 적절한 항혈전 약물치료를 받으면 뇌경색 위험을 60~90%까지 낮출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종합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부정맥을 처음 진단받았다면 병명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심방세동이라면 본인의 뇌경색 위험도를 평가한 뒤 그 위험도가 낮은 것이 아니라면 항혈전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의 최종 목표는 뇌경색을 최대한 예방하고, 정상맥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 동반된 위험인자들에 대한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일차적으론 항부정맥약물을 사용해 정상 리듬을 회복하고 유지시키는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환자들에게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 또는 냉각풍선 절제술 등의 비약물적, 침습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정상 리듬을 회복한 뒤엔 고혈압, 당뇨병, 비만, 수면 무호흡 같은 동반 위험인자 관리를 이어가야 한다. 금연, 금주 등을 통해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신승용 교수는 “약 10년 전 국내에 도입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항응고제 비(非)-비타민 K길항제 경구항응고제가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의료진으로부터 항응고치료를 권유받았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고주파 절제술, 냉각풍선 절제술 역시 적합한 대상이라면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