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파월이 지운 조기 금리 인하론…뉴욕증시 일제 하락

기사승인 2024-02-06 0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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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파월이 지운 조기 금리 인하론…뉴욕증시 일제 하락
뉴욕증권거래소. AP,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4.30포인트(0.71%) 내린 3만8380.1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80포인트(0.32%) 떨어진 4942.81, 나스닥지수는 31.28포인트(0.20%) 하락한 1만5597.68로 장을 마감했다.

기대보다 고금리가 더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경제지표와 파월 연준 의장 등 연준 인사들의 매파 발언은 투심을 얼어붙게 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하는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전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로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더 갖고 싶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위원회가 그 정도 자신감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연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일련의 경제 데이터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기존 예상보다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등 연준 인사들의 발언 이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게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미국의 기준금리) 선물은 3월 금리 인하 확률을 16.5%로 반영했다. 1달 전만 해도 64.0%였다.

실제 미국 경제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서비스업 지표는 예상보다 강한 모습이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4로 전문가 예상치 52를 웃돌았다. 12월 기록한 50.5보다 2.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13개월 연속 50을 웃돌아 확장세를 유지했다.

국채수익률은 뛰었다. 국채시장에서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3bp 오른 4.16%를 기록했다. 지난주 10년물 국채 금리는 3.81%대에서 거래됐다.

종목별로 보면 맥도날드 주가는 예상을 밑도는 실적에 3.73% 하락했다. 보잉 주가는 미인도 737맥스 여객기에 추가 결함이 발견돼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1.31% 내렸다.

테슬라는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테슬라 전기차를 더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주가가 3.65% 하락했다.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강한 경제 지표와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시장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 크레셋 캐피탈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은 고금리와 강한 성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더 이상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트루이스트의 케이스 러너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는 CNBC를 통해 “연준이 얼마나 빨리 방향을 바꿀지에 대한 기대치가 재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시장에서 피벗 거래가 어느 정도 청산되고 있다. 강한 경제와 연준이 의미하는 것 사이 긴장이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