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바 광고 찍고 美 배우조합 된 스티븐 연, 남우주연상

기사승인 2024-02-25 17: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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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바 광고 찍고 美 배우조합 된 스티븐 연, 남우주연상
배우 스티븐 연. AP 연합뉴스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수상 경력에 또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뽑는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다.

스티븐연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30회 SAG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로 TV영화·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달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에미상 시상식,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 이어 주요 시상식 4개의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싹쓸이한 셈이다.

수상대에 오른 스티븐 연은 넷플릭스와 ‘성난 사람들’ 제작사 A24, 가족에게 감사를 전한 뒤 “SAG (회원) 카드를 받은 첫 번째 직업이 떠오른다”고 했다. “밀키웨이(초코바 브랜드) 광고에서 수영복을 입은 채 가짜 캐러멜 통 속에서 꿈틀대는 일이었어요. 솔직히 지금 상을 받는 것만큼이나 SAG 카드를 받는 일도 신났어요.” 해당 광고에서 스티븐 연은 캐러멜로 채워진 수영장을 헤엄치는 수영선수를 연기했다. 12년 전 유튜브에 게시된 이 광고에는 SAG 시상식을 본 팬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지고 있다.

초코바 광고 찍고 美 배우조합 된 스티븐 연, 남우주연상
12년 전 유튜브에 게시된 스티븐 연의 초코바 광고에 SAG 시상식을 본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댓글 캡처  

스티븐 연은 또,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후보에 올라 매우 영광”이라며 “나의 놀라운 연기 코치이자 소중한 친구 뎁 아퀼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내가 ‘안 돼. 넌 이해 못 해. 이건 너무 한국적이야’라고 할 때마다 그는 ‘아니야. 그건 우리 모두 겪는 일이야’라고 말해줬다. 그게 내게는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난 사람들’에서 한국계 이민자 대니를 연기했다. 수리공으로 일하며 힘들게 먹고사는 인물로 또 다른 아시아계 이민자 에이미(앨리 웡)와 악연으로 얽히며 자기 안의 분노를 마주하게 된다. 현대인의 자기파괴적 충동을 다룬 이 작품은 지난해 4월 공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흥행했다. 작품을 집필·연출·제작한 이성진 감독은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에 이민 간 ‘1.5세대 재미교포’다. 에이미를 연기한 배우 앨리 웡도 이날 TV영화·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고(故) 이선균 등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선균은 2020년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으로 배우 송강호,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과 함께 이 시상식에서 앙상블상을 탔다. 나오미 왓츠는 “지난해 우리는 수많은 비범한 배우를 잃었다”며 “재능으로 세상에 감동을 준 그들의 부재가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