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파동’ 고조…지도부도 함께 ‘파열음’

민주 지도부, 전날 최고위서 당내 공천 논란 두고 이견
홍익표·고민정, 김우영 은평을 경선 문제 지적
이재명, 당내 반발에도 ‘시스템 공천’ 강조 고수

기사승인 2024-02-26 18: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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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 파동’ 고조…지도부도 함께 ‘파열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도부는 지난 주말 심야 최고위를 열었지만 공천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특히 공천 과정을 두고 지도부 내에서도 이견을 보이며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저녁 8시에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현안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 최근 이른바 ‘친명횡재·비명횡사’ 공천 논란으로 당내 잡음이 큰 만큼 당 지도부가 논란을 수습할 것으로 보였으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 갈등과 관련해 수습책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선 얘기가 없었다”며 “공천, 재심, 전략지역 의결에 대한 각각 지역구에 대한 토론이나 의결 내용들이 많아서 그 내용들을 토론하는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심야 최고위원회의 이후 지도부 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이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것이다. 고 최고위원은 당내 공천 갈등에 대한 불만의 의미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진행된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명계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의 서울 은평을 경선 참여 문제를 두고 지도부 간 설전이 오갔다고 한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이 김 전 구청장의 은평을 경선 참여에 재차 반대 의견을 냈다고 전해졌다. 

앞서 김 전 구청장은 현직 강원도당위원장 신분으로 타 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당 지도부에 ‘주의’ 조치를 받았다. 서울 은평을은 비명계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외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공천 논란 등 여러 현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지만 비명계 인사의 입장은 관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파열음이 더욱 고조되는 가운데 당 전략공관위는 이번 주 중으로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중진급 인사들의 공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심사 결과에 따라 계파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을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당 내홍으로 총선에 패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공천 갈등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26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상황이 굉장히 위험한 시기고 어떻게 잘 넘어가느냐에 따라 향후 총선 결과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도부가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해결하려는 노력과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도 같은 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시사직격’에 출연해 “단수 공천 지역이 51명인데 친명과 지도부 당직자가 아닌 사람은 불과 6명 정도”라며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아예 뒤집힌 운동장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명 중심, 지도부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한 데 그렇지 못해서 굉장히 우려스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공천은 1년 전 확정한 특별당규에 의해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며 “각종 위원회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데 낙천되신 분들이나 경선에 참여 못 하는 분들이 매우 억울하실 텐데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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