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배달비 0원’ 초강수에…업계 점유율 전쟁 격화

26일부터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배달’ 시행
배달시장 점유율 확장 승부수…지각변동 예고
“장기적으로 볼 때 소상공인에 비용 전가” 우려도

기사승인 2024-03-20 17: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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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배달비 0원’ 초강수에…업계 점유율 전쟁 격화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팡이츠가 오는 26일부터 쿠팡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행한다. 배달앱 이용자 감소로 배달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쿠팡이츠의 파격적인 정책이 배달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는 주문 횟수와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 없이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 중복 사용도 가능해 음식 가격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와우회원은 무료배달과 프리미엄 서비스인 한집배달 중 원하는 배달을 선택해 이용하면 된다. 무료 배달 대신 기존 와우 회원에게 적용되던 음식 가격 10% 할인혜택인 ‘와우할인’은 폐지된다. 이번 서비스는 수도권과 광역시에 이어 충청, 강원, 경상, 전라도 주요 지역과 제주시 등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향후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 와우 회원에게 기록적인 30억달러(3조9162억원)의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쿠팡이츠 와우혜택을 통해 고객은 물론 지역 입점 상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배달플랫폼 업계는 배달의민족이 점유율 약 70%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요기요의 뒤를 쿠팡이츠가 바짝 뒤쫓으면서 점점 격차를 좁혀가는 양상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요기요(722만명)와 쿠팡이츠(348만)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차이는 374만명이었지만 지난달 기준 28만명(요기요 602만명, 쿠팡이츠 574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4월 쿠팡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한 음식값 10% 할인혜택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이라는 획기적인 공세에 들어간 만큼 배달시장 점유율 경쟁도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쿠팡이츠 무료 배달 정책이 업계 1위 배민을 겨냥해 시장 점유율 확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무료배달이 소비자 후생에 큰 기여를 할 것 같진 않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특화된 배달 서비스가 아닌 기존 와우 혜택의 표면적인 조건만 바뀌었다는 것이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 시행 전이라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와우할인 대신 무료혜택을 제공하는 부분이라 비용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들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고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형적으로만 소비자 후생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배달 라이더나 입점 사장들한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저가 경쟁은 멀리 보면 배달 시장 전체에 좋지 않다. 업계 지각 변동보다도 쿠팡이 아마존과 비슷한 경로로 가는 듯 싶다”고 말했다.

현재 배민이 막강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업계의 가격 체계를 이끌고 있는 만큼 쿠팡이츠의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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