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이종섭 호주대사 면직안 재가…총선 악재 차단 해석

기사승인 2024-03-29 20: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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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이종섭 호주대사 면직안 재가…총선 악재 차단 해석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면직안을 재가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아온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면직안을 29일 재가했다. 총선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악재를 사전 차단하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외교부 장관이 제청한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지 25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종섭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앞서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사가 오늘 외교부 장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가 이를 수용한 뒤 윤 대통령에게 면직안 결재를 올려 재가 결정에 이르게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 대사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당의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하며 수습책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사실관계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국민은 무조건 옳다’는 인식에 따라 사의 표명에 대한 재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참모진에게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면서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야권을 중심으로 파상공세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총선 국면에서 여론 악화가 감지되자 민의를 고려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사가 여전히 공수처에 불신을 제기하면서도, 지난 21일 호주에서 귀국한 지 8일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 역시 이러한 여권의 위기의식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