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입체형상과 질감을 전달하는 혁신적 햅틱(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광열 탄성가변 필름으로 입체 촉감을 생성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사용자가 직접 만질 수 있는 입체형상과 다양한 질감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용 정보전달기기, 차량용 가변 인터페이스, 입체통화, 메타버스, 교육용 촉각 인터랙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ETRI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 빛 세기를 조절해 매끄러운 필름 표면에서 ㎜ 크기 소자의 높낮이와 탄성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이를 통해 개발한 촉각 디스플레이는 점자나 문자는 물론 다양한 입체형상을 직접 표현할 수 있고, 특히 부분별 탄성과 온도를 정교하게 제어해 다양한 높이와 질감을 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머리카락 두께의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 기능성 고분자필름 구조다. 

LED와 마주하는 하부 광열층은 빛을 흡수해 열을 발생, 상부 가변탄성층은 상온에서 단단해지고 50℃ 이상 열을 받으면 유리-고무 전이를 일으켜 부드러워진다.

이 상태에서 필름 아래로 공기압을 가하면 빛으로 가열된 정도에 따라 필름이 부풀어 올라 사람이 만질 수 있는 입체 형상이 만들어진다. 

직경 4㎜ 소자에서 만들 수 있는 입체형상 높이는 기존 점자 디스플레이의 2배인 1.4㎜이며, LED가 조사하는 빛 세기에 따라 0.1㎜ 단위로 정밀제어도 가능하다. 

특히 빛 조사를 멈추면 상부 온도가 낮아지며 필름이 다시 단단해지는 원리여서 전력 소모 없이도 사용자의 누르는 힘을 견디도록 고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광응답 열탄성 가변소재 기반 입체화소자 개발과 입체화 변형의 감각인지 모델 개발에 주력했다.

이번 연구논문 제1저자 황인욱 ETRI 책임연구원은 "기존 점자형 촉각 디스플레이는 높이 조절이 불가능해 단순 도형만 표현할 수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각 셀 높낮이와 탄성을 자유자재로 제어, 실제와 유사한 입체지형과 질감까지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률 ETRI 탠저블인터페이스창의연구실장도  "이번 연구는 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을 한 차원 끌어올린 혁신적 성과“라며 ”향후 대면적 광원이나 타일링 기술을 접목해 대형 입체화 디스플레이로 확장하고, 셀 해상도를 향상과 에너지 효율화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3월 22일자 주목할 논문으로 선정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